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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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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누가 없앴을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 물루 미러 이 책은 전자책으로 읽었지만, 책을 처음 대할 때의 느낌은 대체로 읽는 내내 비슷하다. 일단 표지부터 중세시대의 그림 같은 분위기가 가벼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목차 역시 궁서체 같은 진지함이 밀려온다. 그래도 성장판 발제 도서의 거의 모든 책이 읽고 나서는 뿌듯하기에 부담은 되지만, 그래도 양식을 얻을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보통의 경우 책을 읽기 전에 표지, 뒷편, 간지, 목차, 프롤로그 등을 보면서 대체적인 내용과 분위기를 파악하라고 추천하는데, 나는 되도록 표지와 두께 그리고, 글자체를 보면서 읽을 시간을 가늠한다. 그리고 무거운 내용으로 추정되면 뒤로 미루고, 가볍고 금방 읽는 책은 빨리 읽는 ..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책의 저자 리사 팰트먼은 라는 책으로 알게 되었다. 이상적인 이성과 제어하지 못하고 반응적인 감정의 구분이 의미 없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감정은 최초에는 없으며, 사회학습을 통해서 형성된다는 이야기였다. 좀 두꺼웠지만 읽고 나서는 참 좋았다. 이번의 은 두껍지도 않고 책 크기도 크지 않다. 작가가 머릿말에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복잡하고 어려운 뇌과학 분야를 일반 대중들이 읽기 쉽도록 짧고, 쉬운 문체로 작성했다. 그래서인지 본문이 끝난 뒤쪽에는 추가 설명과 레퍼런스가 많다. 첫 번 1/2강에서 흥미로운 주장이 시작된다.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지능과 의식은 부차적인 발전이고, 최초의 목적은 신체 예산을 조절하기 위한 장치가 뇌라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신체 '..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나는 돈의 값어치가 있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돈은 측정(평가)의 단위이지 그 자체로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이해가 어려웠지만, 결국 그것이 금리라고 한다 가령 한 달 뒤 100달러와 바꿀 수 있는 어음을 오늘 은행에서 98달러에 샀다고 해보자. 이런 거래를 하는 이유는 한 달 동안 기다렸다가 그동안 불어나는 2달러를 얻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이를 '화폐의 시간 가치'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기다리는 시간으로부터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다리는 대가로 돈을 받는 셈이다. - P036 그런데 돈의 계급(계층)도 있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레이어드 머니라고 하는 독특한(?) 관점으로 화폐를 이해하니까 암호화폐의 편리함과 필요성이 더욱 실감 난다. 통화제도는 언제 어디서나..
클라라와 태양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가정의 친구 로봇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작가는 가즈오 이시구로이며, 2017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그 이후에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로봇 '클라라'는 아픈 소녀인 '조시'의 친구 로봇인데,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세밀한 관찰력이다. 사람보다도 더 뛰어난 관찰력으로 배경 정보의 부족에도 정확한 상황판단을 정확하게 한다. (최고 단계의 인공지능 같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사람들과 이견 발생 시 교묘하게 거스르는 행동과 말을 하기도 한다. 이 부분으로 인해 우리는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을 하게 된다. 자율의지가 강하고, 똑똑하며, 인간의 보편적 행동양식을 따르지 않는 로봇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 사람들 만나서 무척 기..
우리는 서로에게 존엄한 존재인가? - 문유석 작가 몇년전부터 문유석 작가님의 중앙일보 논설을 카카오톡 추천 및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연재를 보다가 , 이후 , 로 더욱 좋아하는 작가로 되었다. 무엇보다 엄근친같은 이미지의 판사가 자칭 딴따라 기질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대목에서 목과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재일 재미있었던것은 에서 나온 '짜라시 이론'인데, 결국 나도 숭배하게 되었다. 좋은 책을 고르는 조건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는 이론인데, 그 책에서 추천해준 책 중심으로 몇 권 더 읽은 기억이 난다. 일부 이미 읽은 것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책들이 아주 재미있었다. 는 성장판에서 22년 1월 주제도서로 선정되었다. 12월 13일 초판 발간된지 1달도 안되어 도서로 선정된 셈인데,..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는 방법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서 우즈 이 책은 사전 검색 없이 바로 읽었다. 작가 소개란을 스치듯 대충 지나갔고, 읽으면서 내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수필에 가깝거나, 심리학 서적일 줄 알았는데, 인지 생물학 혹은 진화인류학에 어울리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었다. 사람 종은 약 600만 년에서 900만 년 전 보노보와 침팬지와 같은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래 호모 속 안에서 다른 수십여 종을 만들어냈다. 화석과 DNA 분석 결과, 약 20만 년에서 30만 년 전 사이의 대부분 기간 동안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으며 최소 4종 이상의 다른 사람 종과 공존했음이 밝혀졌다. - p022 최소 4종 이상의 다른 종과 경쟁구도였는데, 우리만 왜 번성하게 되었을까에 대한 추론을..
시를 쉽게 읽을 수 있을까? 를 읽고 나서 작년까지 3년 정도 점심시간에 강남역을 운동삼아 걸었었다. 역삼역-강남역-신논현역-언주역을 지나쳐서 다시 사무실로 가면 4킬로 정도 걸었다. 1시간 안에 식사까지 해야 하니까 걸음은 빨라져야 했다. (여름에는 더워서 많이 힘들었다) 그것이 반복되니까 여유가 생기고 점점 주변의 풍광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은 상점들의 전시품이 바뀌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옷차림이었다. 오히려 마지막으로 바뀌는 것은 나무들의 옷차림이었다. 그런 변화들을 가끔 사진으로 찍어서 온라인 친구들, 가족들, 친구들과 공유했었다. 내 주변에는 한낮의 하늘, 사람들, 나무들을 미쳐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전에 그렇게 살았으니..)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들이 있었다. 정확..
어른의 문답법 - 피터 버고지언 나는 평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편안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이야기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예전에는 술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술을 끊은 지금은 장소와 환경을 크게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대화라는 건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반면 내가 자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회사에서는 각자 일을 해야 하고, 집에서는 바쁜 일상의 아내와 일방적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사적인 모임에서도 1대1 개인적 만남보다는 다자간 주제토론이 이어지니 특정 상대와 깊어지는 대화를 나누기는 좀 어렵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좋은 상대를 만나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의 희망이다. 회사든 개인 모임이든 인기를 끄는 사람들이 있다. 특출난 스타 기질인 사람도 있지만, 조용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