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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가정의 친구 로봇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작가는 가즈오 이시구로이며, 2017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그 이후에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로봇 '클라라'는 아픈 소녀인 '조시'의 친구 로봇인데,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세밀한 관찰력이다. 사람보다도 더 뛰어난 관찰력으로 배경 정보의 부족에도 정확한 상황판단을 정확하게 한다. (최고 단계의 인공지능 같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사람들과 이견 발생 시 교묘하게 거스르는 행동과 말을 하기도 한다. 이 부분으로 인해 우리는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을 하게 된다. 자율의지가 강하고, 똑똑하며, 인간의 보편적 행동양식을 따르지 않는 로봇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 사람들 만나서 무척 기..
우리는 서로에게 존엄한 존재인가? - 문유석 작가 몇년전부터 문유석 작가님의 중앙일보 논설을 카카오톡 추천 및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연재를 보다가 , 이후 , 로 더욱 좋아하는 작가로 되었다. 무엇보다 엄근친같은 이미지의 판사가 자칭 딴따라 기질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대목에서 목과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재일 재미있었던것은 에서 나온 '짜라시 이론'인데, 결국 나도 숭배하게 되었다. 좋은 책을 고르는 조건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는 이론인데, 그 책에서 추천해준 책 중심으로 몇 권 더 읽은 기억이 난다. 일부 이미 읽은 것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책들이 아주 재미있었다. 는 성장판에서 22년 1월 주제도서로 선정되었다. 12월 13일 초판 발간된지 1달도 안되어 도서로 선정된 셈인데,..
2022년 연간 계획 세워보기 변함없이 새해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맘때면 새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내부의 압력을 받게 된다. 예전 회사에서 사업계획을 세울 때는 9월부터 서서히 실적 정리를 하고, 10월부터는 새해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했었다. 연말 실적평가에도 영향이 있기에 어느 정도 긴장과 스트레스가 작용했었다. 그런 습관 때문인지, 나 스스로 하는 1년간의 정리와 새해 계획도 어느 정도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행히 몇 년간 반복했기에 방법도 알고, 과거의 데이터들이 있어서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크게 힘들지는 않다. 다만 지난 일 년간 실적을 평가할 때는 아쉬움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터넷을 살펴보니 내가 가진 것을 충분히 즐겨야 한다는 조언에 따라 의도적으로 작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젠 가족들도 나를 '성실'..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는 방법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서 우즈 이 책은 사전 검색 없이 바로 읽었다. 작가 소개란을 스치듯 대충 지나갔고, 읽으면서 내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수필에 가깝거나, 심리학 서적일 줄 알았는데, 인지 생물학 혹은 진화인류학에 어울리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었다. 사람 종은 약 600만 년에서 900만 년 전 보노보와 침팬지와 같은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래 호모 속 안에서 다른 수십여 종을 만들어냈다. 화석과 DNA 분석 결과, 약 20만 년에서 30만 년 전 사이의 대부분 기간 동안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으며 최소 4종 이상의 다른 사람 종과 공존했음이 밝혀졌다. - p022 최소 4종 이상의 다른 종과 경쟁구도였는데, 우리만 왜 번성하게 되었을까에 대한 추론을..
시를 쉽게 읽을 수 있을까? 를 읽고 나서 작년까지 3년 정도 점심시간에 강남역을 운동삼아 걸었었다. 역삼역-강남역-신논현역-언주역을 지나쳐서 다시 사무실로 가면 4킬로 정도 걸었다. 1시간 안에 식사까지 해야 하니까 걸음은 빨라져야 했다. (여름에는 더워서 많이 힘들었다) 그것이 반복되니까 여유가 생기고 점점 주변의 풍광을 느낄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은 상점들의 전시품이 바뀌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옷차림이었다. 오히려 마지막으로 바뀌는 것은 나무들의 옷차림이었다. 그런 변화들을 가끔 사진으로 찍어서 온라인 친구들, 가족들, 친구들과 공유했었다. 내 주변에는 한낮의 하늘, 사람들, 나무들을 미쳐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전에 그렇게 살았으니..)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들이 있었다. 정확..
어른의 문답법 - 피터 버고지언 나는 평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편안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이야기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예전에는 술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술을 끊은 지금은 장소와 환경을 크게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대화라는 건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반면 내가 자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회사에서는 각자 일을 해야 하고, 집에서는 바쁜 일상의 아내와 일방적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사적인 모임에서도 1대1 개인적 만남보다는 다자간 주제토론이 이어지니 특정 상대와 깊어지는 대화를 나누기는 좀 어렵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좋은 상대를 만나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의 희망이다. 회사든 개인 모임이든 인기를 끄는 사람들이 있다. 특출난 스타 기질인 사람도 있지만, 조용하게 ..
달리기 365 달성 지난 11/18일 목요일 두 딸들은 인생에서 중요한 이벤트인 수능 시험을 치렀고, 나는 바로 다음날 금요일 아침에 달리기 365를 달성했다. 이후 약간의 허망함과 슬럼프 비슷한 것이 오고 있지만, 그래도 뿌듯한 마음이 크다. 먼저 두 딸들은 시험을 기대했던 만큼보다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예상과 다르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속은 쓰리겠지만) 다음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논술과 실기...)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 무척 기쁘다. 나로서는 지난 일년간 달리기를 하면서 어려웠던 순간들이 기억났다. 영하 15도 밑으로 내려갔던 날들, 장마로 인해 달리기 주로가 철벅거리던 날들, 몸과 마음이 축 쳐졌던 날들... 하지만 그런 것들이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려운 것들은 이런 생활을..
올해 단풍구경을 못했던 이유 어제는 오랫만에 토요일 새벽 양재나비 오프라인 모임이었다. 예전에는 일어나자마자 자전거로 이동했었는데, 최근 1년간 매일 새벽 달리기를 하다보니 무엇에 우선을 두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제 달리기는 350일을 넘었는데 포기할순 없었다. 양재나비 독서모임을 온라인으로 참가하면 달리기도 할 수있고, 다음 온라인 성장판 카페모임도 참석할 수 있다. 그건 좋지만, 양재나비 토요 새벽 모임은 나름 오프라인의 매력이 있다. 매주 토요일 새벽에 그곳에서 모일수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있다. 결국 아주 예전처럼 독서모임은 자전거로 갔다오고, 오후에는 아내가 부탁한 일을 돕고, 저녁에 달리기를 하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일요일 장거리 달리기 숙제를 하려니 체력고갈이 될까 마음이 부담이 되었다. 아내는 내가 너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