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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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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맞아 생각나는 성가대의 추억 성탄절 아침이 밝았다. 성탄절을 맞이하면 산타클로스와 선물이 생각나고, 영화 '나 홀로 집에'도 생각나지만, 나는 성가대가 생각이 난다. 약 25년 전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살 때 가좌동 성당의 청년 성가대를 다녔다. 결혼과 동시에 성당을 다니지 않게 되었고, 지금도 성당을 다니지 않는다. 그때는 내가 28~30세로 한참 즐거움이 넘치던 시기였다. 취직은 했고, 결혼은 아직 안 했으니 넘치는 것이 시간이었고, 월급을 받으니 돈은 풍족(?)했던 시기였다.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의 선택 이후 가족들이 영세를 받기 시작했고, 나도 영세를 받았다. 남가좌동으로 이사 후 성당에 적응하려면 단체를 들어야 한다는 조언에 따라 무작정 성당에 가서 보좌신부님을 졸라서 단체를 하나 추천받았다. 누나와 나는 같이 성가대에 배..
내가 송년회 시즌을 보내는 방법 송년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혼자서도 돌아보지만, 사람들을 만나 감사와 애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들이다. 올해도 만나고 내년에도 만나는 사람들인데 송년회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년 단위로 우리의 삶은 조금씩 혹은 급격히 바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은 진학을 통해 환경과 삶이 바뀌고, 그에 맞게 부모들도 삶이 업데이트된다. 회사에서는 조직과 인사의 변동을 통해 새로운 환경으로 바뀐다. 조직과 사람이 바뀌지 않더라도 1년 결산을 통해 다음 한 해를 예측하며 준비를 하게 된다. 여러 송년회를 통해서 나의 일 년간의 삶이 투영되는 것 같다. ◆ 변함없는 모임, 그러나 변하는 사람들 내게 일상적인 송년회는 3개 밖에 없었다. 먼저 회사의 공식적인 송년회다. 술 한잔 하면서 동..
휴일 아침 스타벅스 첫손님 오늘 7시 전에 집 근처 스타벅스 매장에 도착했다. 스타벅스는 7시에 개장하므로 직원들이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옷을 따뜻하게 입었지만, 겨울의 날씨는 추웠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부탁하니 친절하게 안에서 앉아 기다릴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이윽고 7시가 되어 매장 전체에 불이 켜지고 나는 내가 주로 이용하는 자리로 갔다. 지난 4월 말부터 이 자리를 이용했다. 여름에는 내가 제일 먼저 찾은 손님일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두 가지 이유로 첫 손님이 못되었다. 첫째는 계절의 변화와 새벽에 하는 달리기 거리가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시작하는 시간도 늦어지고, 운동을 마치는 시간도 늦어지니 카페로 오는 시간이 늦어졌다. 더불어 잠을 많이 자려고 하다 보니 일요일 몸이 불편하면 침대에서 일..
하루메모 191125 자전거 출근길에 차갑고 강한 바람으로 체감 온도가 낮다. 그간 경험으로 옷차림은 잘 준비했는데, 코와 입은 불편해서 가리지 않는다 중간에 콧물이 저절로 숙숙 흐른다. 의식하기도 전에 그냥 바로 내려온다. 어린아이들이 콧물 빨고 다니는 것이 이해가 될듯 하다. 차가운 바람탓에 의식하기 전에는 콧물이 나온지도 모른다. 이렇게 콧물이 많이 나오는 것은 찬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아마도 이런 대사작용을 할 정도라면 감기는 걸리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 신체 대사작용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물론 콧물은 재빨리 닦았다.
생활의 일탈과 변주 ◆ 화음과 변주 25년 전에 서울 외곽 동네의 성당을 다닌 적이 있다. 단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여 성가대 활동을 했다. 악보를 못 보는 나였지만, 청년 신자가 부족해서 인지 적극적으로 환영해주었다. 신입단원이지만 나이는 많은 편이었고,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 술좌석에서는 인기가 점점 높아졌다. 물론 나도 나름 노래는 열심히 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불렀고, 음악을 공부했던 동생들이 연습을 많이 도와주었다. 때때로 나 혼자 노래를 부르면 동생들이 옆에서 화음을 넣어주었다. 단조로운 대표 멜로디에 화음을 통해서 노래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내가 대표 멜로디를 유지하지 못하고, 화음의 멜로디로 따라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죽도 밥도 아닌 노래가 되어버린다. 더 심각한 것은 지..
일상의 루틴이 흔들릴때 ◆ 개근상에 관한 기억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개근상을 받지 못했다. 전학을 간 것도 이유의 한 가지였지만, 저학년 때 감기로 결석을 했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 집은 전화기가 없었고, 설사 학교에 연락을 했어도 결석처리가 되었을 것이다. 졸업식 때 우등상, 개근상, 특별상 등등 하나도 받지 못해서 좀 우울했던 기억이 있다. 상을 받아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다. 큰 딸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후 첫 토요일 아침 늘어지게 잠을 자다가 학교에서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격주 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초등학교는 5일제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업이 있었던 것이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개근상이었다. 그 뒤로 컨디션이 안 좋으면 바로 학교를 쉬었던 터라 그..
딸에게 걸어가는 길 매주 수요일에는 퇴근후 역삼역에서 교대역까지 걸어간다. 퇴근은 5시이고 교대까지는 6시까지 가면 된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 빠르지만, 붐비는 지하철보다는 풍경을 보면서 운동삼아 걸어가는 것이 좋다. 천천히 걸어가면 5:40~50 정도에는 도착한다. 오디오 북을 들으며 가기도 했고, 도중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걸어서 가는 길은 아주 더운 여름을 제외하면 대다수 즐거웠다. 역삼에서 교대까지 모든 길의 곳곳에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뿜어져 나오는 휴식의 기대감과 만남의 설레임의 아우라가 있었다. 여름에는 햇볕을 받은 거리에서 여유가 넘쳤고, 가을에는 차분한 안정감이 있었다. 그 행복한 공간에서 외롭게 생존투쟁을 지속하는 사람도 있었다. 딸이 다니는 입시학원 앞의 음식점 벤치에 앉아서 SNS를 하거나, 학원 ..
슬럼프가 온다고 느껴질때 요번주 내내 기분이 약간 가라앉아 있다. 내 생활의 중요한 두가지 중 하나인 운동은 천천히 좋아지고 있다. 자전거 속도를 올리는 것이 평소 바램인데, 지난주에는 짧은 퇴근주이지만 내 나름의 최고 평속을 유지했다. 최고 속도도 나왔으며 전반적으로 패달링에 힘이 들어간다. 지난주에 비해 요번주는 2일간 비가 와서 자전거를 못탔지만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일요일 달리기를 했다. 재활과 훈련을 겸하여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있는중이다. 목표대로 14키로를 달렸다. 속도는 무척 느리지만 20키로 까지는 이대로 가면 된다. 속도는 그 다음부터 천천히 올리면 된다. 완주에 대한 자신감이 우선임을 경험으로 알고있다. 운동이 잘되면 부작용이 있다. 많이 피곤해지는 것이다. 주중에 듣고 싶은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