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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일탈과 변주 ◆ 화음과 변주 25년 전에 서울 외곽 동네의 성당을 다닌 적이 있다. 단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여 성가대 활동을 했다. 악보를 못 보는 나였지만, 청년 신자가 부족해서 인지 적극적으로 환영해주었다. 신입단원이지만 나이는 많은 편이었고,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 술좌석에서는 인기가 점점 높아졌다. 물론 나도 나름 노래는 열심히 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불렀고, 음악을 공부했던 동생들이 연습을 많이 도와주었다. 때때로 나 혼자 노래를 부르면 동생들이 옆에서 화음을 넣어주었다. 단조로운 대표 멜로디에 화음을 통해서 노래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내가 대표 멜로디를 유지하지 못하고, 화음의 멜로디로 따라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죽도 밥도 아닌 노래가 되어버린다. 더 심각한 것은 지..
일상의 루틴이 흔들릴때 ◆ 개근상에 관한 기억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개근상을 받지 못했다. 전학을 간 것도 이유의 한 가지였지만, 저학년 때 감기로 결석을 했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 집은 전화기가 없었고, 설사 학교에 연락을 했어도 결석처리가 되었을 것이다. 졸업식 때 우등상, 개근상, 특별상 등등 하나도 받지 못해서 좀 우울했던 기억이 있다. 상을 받아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다. 큰 딸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후 첫 토요일 아침 늘어지게 잠을 자다가 학교에서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격주 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초등학교는 5일제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업이 있었던 것이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개근상이었다. 그 뒤로 컨디션이 안 좋으면 바로 학교를 쉬었던 터라 그..
딸에게 걸어가는 길 매주 수요일에는 퇴근후 역삼역에서 교대역까지 걸어간다. 퇴근은 5시이고 교대까지는 6시까지 가면 된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 빠르지만, 붐비는 지하철보다는 풍경을 보면서 운동삼아 걸어가는 것이 좋다. 천천히 걸어가면 5:40~50 정도에는 도착한다. 오디오 북을 들으며 가기도 했고, 도중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걸어서 가는 길은 아주 더운 여름을 제외하면 대다수 즐거웠다. 역삼에서 교대까지 모든 길의 곳곳에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뿜어져 나오는 휴식의 기대감과 만남의 설레임의 아우라가 있었다. 여름에는 햇볕을 받은 거리에서 여유가 넘쳤고, 가을에는 차분한 안정감이 있었다. 그 행복한 공간에서 외롭게 생존투쟁을 지속하는 사람도 있었다. 딸이 다니는 입시학원 앞의 음식점 벤치에 앉아서 SNS를 하거나, 학원 ..
두 개의 독서모임과 두 개의 특강 요번 주는 두 개의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특강 두 개를 들었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모임들이라서 즐겁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각자 특성은 틀리지만 공통점이라면 모두 책에 관계되는 모임이었다. 첫 번째 모임은 성장판 분당/판교 독서모임이었다. 이전에는 강남 모임에 참여했었다. 점차 성장판 참여 인원들이 많아져서 분당지역에서도 독서모임이 신설된 것이다. 책의 제목은 신상목 님이 지은 였다. 나의 준비는 그다지 충실하지 못했지만, 참석하신 분들과 진지하게 책의 내용과 역사에 대해 토론을 했다. 성장판의 토론은 자유롭지만 진지한 의견, 사려 깊은 운영진과 조금은 난해한 도서 선정으로 모임 참석 후에는 뿌듯한 느낌이 든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대항해시대', '일본의 근대화 과정', '동인도회사..
슬럼프가 온다고 느껴질때 요번주 내내 기분이 약간 가라앉아 있다. 내 생활의 중요한 두가지 중 하나인 운동은 천천히 좋아지고 있다. 자전거 속도를 올리는 것이 평소 바램인데, 지난주에는 짧은 퇴근주이지만 내 나름의 최고 평속을 유지했다. 최고 속도도 나왔으며 전반적으로 패달링에 힘이 들어간다. 지난주에 비해 요번주는 2일간 비가 와서 자전거를 못탔지만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일요일 달리기를 했다. 재활과 훈련을 겸하여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있는중이다. 목표대로 14키로를 달렸다. 속도는 무척 느리지만 20키로 까지는 이대로 가면 된다. 속도는 그 다음부터 천천히 올리면 된다. 완주에 대한 자신감이 우선임을 경험으로 알고있다. 운동이 잘되면 부작용이 있다. 많이 피곤해지는 것이다. 주중에 듣고 싶은 강연..
공인중개사 작가들에게 배우다. 요번 주는 특이하게 부동산 공인중개사 두 분에게 강연을 들었다. 한 번은 지하철 노선을 살펴보며 투자 공부를 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인중개사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했던 경험을 책으로 쓰신 분의 강연이었다. 두 분 다 진솔하고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기에 이해하기 쉬웠다. ▶ (특강1) 부자로 환승하라, 머니트레인 - 백승혜 작가 먼저 이라는 책을 쓰신 백승혜 작가의 강연내용을 요약하자면 지하철 노선과 위치를 살펴보면서 투자처를 결정하라는 내용이었다. 그에 따라 22개의 지하철 노선의 특성을 살펴보고, 해당 역의 환경과 투자의 3요소를 살펴보라는 것이었다. 작가 특유의 기준으로 분류한 지하철 등급 노선 1등급 : 공항철도 / 2호선 / 신분당선 2등급 : 9호선 / 분당선 / 경의중앙선 ..
짧았던 인공지능 강연과 재미있게 본 영화 요번 주 인공지능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한 학기 강의 분량에 대해 2시간으로 수박 겉핥기처럼 간단하게 들었다. 강연자인 임영익 대표(변호사/변리사)는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법률서비스 회사를 창립하신 분이다. 흥미 있는 사례와 청중의 반응에 따라 자연스러운 강연을 해주셨고, 뒤풀이에서는 예술 등 폭넓은 주제로 더욱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여기에 쓰인 이미지와 사진은 강연과 책에서 발췌했다.) 두 가지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했다. 첫 번째는 가상 살인사건이다. 홋카이도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경찰을 우연하게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당일 알리바이가 없었고, 사건 현장의 유전자와 일치하였다(유전자 일치확률 : 백만분의 1). 검사는 해당 용의자의 유전자가 일치하니 99.999% 범인이 맞다고 했고, 변호사는 홋..
마라톤을 다시 하고 싶은 이유 칙센트 미하이 外 8월 말 여름휴가부터 추석 연휴까지 약 3주간 3킬로의 몸무게가 늘어났다. 여름휴가 때 매일 운동을 했지만 먹는 양이 많아서 몸무게가 늘어났고, 9월 초에는 태풍(링링) 여파 및 늦은 장마로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추석 연휴 때 장거리 라이딩이나 산행으로 운동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집에서 먹고 쉬기만 했다. 영화를 10편 정도 본것과 책을 2권 읽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특히 요번에 읽은 책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지금 소개하는 한 권은 아직 끝까지 읽지 못했지만, 요즘 내가 관심있는 분야 '몰입'과 '달리기'가 이책의 주요 주제라서 밑줄도 많이 치고 독서 메모량도 많다. 이 책은 1부는 '몰입의 핵심'을 내용으로 1~4장까지 구성되었고, 2부는 '몰입을 찾아서'라는 내용으로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