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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독서

마라톤을 다시 하고 싶은 이유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칙센트 미하이 外  

8월 말 여름휴가부터 추석 연휴까지 약 3주간 3킬로의 몸무게가 늘어났다. 여름휴가 때 매일 운동을 했지만 먹는 양이 많아서 몸무게가 늘어났고, 9월 초에는 태풍(링링) 여파 및 늦은 장마로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추석 연휴 때 장거리 라이딩이나 산행으로 운동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집에서 먹고 쉬기만 했다. 

영화를 10편 정도 본것과 책을 2권 읽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특히 요번에 읽은 책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지금 소개하는 한 권은 아직 끝까지 읽지 못했지만, 요즘 내가 관심있는 분야 '몰입'과 '달리기'가 이책의 주요 주제라서 밑줄도 많이 치고 독서 메모량도 많다.  

이 책은 1부는 '몰입의 핵심'을 내용으로 1~4장까지 구성되었고, 2부는 '몰입을 찾아서'라는 내용으로 5~9장까지 구성되었다.  예전처럼 달리기에 즐겁게 몰입하고, 그 행위를 통해 자신감이 충만했던 느낌을 되살리고 싶었다. 다시 말하면 나는 그런 생활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달리기의 즐거운 추억을 찾아서

나는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못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체력장 종목인 1K 달리기에서 좋은 기록을 얻으면서 내 느낌이 달라졌다. 그 이후에도 10키로 달리기, 하프/풀코스 마라톤의 최고 기록을 세울 때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게 느끼고 있고, 때때로 그때처럼 다시 달려보고 싶은 충동을 주곤 한다. 그 기분을 잊지 못해 지금도 달리기에 강한 애착을 느끼고 있다.

각기 다른 대회지만 이때의 느낌은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1) 실현가능한 목표 설정 2) 약간의 긴장감과 자신감 3) 중간 체크 후 목표 상향 수정 4)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유지 5) 강한 호흡으로 고통 이겨내기였다.  그런 대회 이후 달리기와 운동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일상의 다른 일에서도 적극적인 태도에 도움이 되었다.

"몰입했던 순간의 기억은 달리면서 벅차다고 느껴질때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일주일 내내 완전히 망했다는 기분에 젖어 있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몰입해서 달렸던 그 때를 떠올리면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 있어?'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생각이 의욕을 키웁니다." (P083)

5K 대회에서 셀비 하얏트의 자신감 넘치는 역주장면 (P028)

30대 후반에 마라톤에 흠뻑 빠져 있을때에는 매일 새벽 달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성남 단대동에 살 때 달리기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아마도 빠르게 달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빠르게 집중해서 달릴 때와 어려운 구간을 달리고 난 후 약간의 휴식기에 가까울 때 2가지 경우에 모두 기쁨이 찾아왔다. 

여기서 핵심은 '몰입후'라는 시간이다. 한창 몰입한 상태에서 명확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몰입 상태에서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략) 그러므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사실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이고 집중 상태에서 벗어낫음을 의미한다. 몰입한 상태에서 어떤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호기심인 경우가 가장 많다. (P130,131)
몰입의 두가지 핵심 요건은 현재에 머무는 것, 그리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략)
달리기의 관점에서 볼때 걷기 명상은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마음을 현재에 오랫동안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그리고 몸을 계속 움직이는 동안에도 그와 같이 집중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P237)

▣ 왜 몰입하려는가  

달리면서 종종 몰입을 하였고, 그 경험은 내게 지속적으로 긍정정 피드백을 주었다. 알코올 중독은 평생 동안 재발의 위험이 있다고 한다. 중독의 상태라고 하는 강력한 신경체계의 구축은 다른 활동을 하더라도 그 경험을 지속적으로 갈구하게 되어있다. 달리기도 어떤 의미에서는 중독이라 볼 수 있다. 행복과 몰입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황농문-<몰입> "자주 몰입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행복하고 더 큰 성취감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P004)

몰입의 경험을 자기 목적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바꿔 말해활동 그 자체가 보장이 된다는 의미다. 몰입해서 달리는 사람은 달리기가 좋아서 달린다. (P031)


몰입과 행복은 양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즉 몰입하면 행복을 느끼지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을 느낀다고 해서 몰입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지지는 않는다. 또한 몰입 경험이 전체적인 행복감에 끼치는 영향은 그 경험의 깊이보다는 경험의 빈도에 더 크게 좌우된다. (P133)

"생생한 느낌은 열중하는 태도로 바뀌고, 지루함은 즐거움으로 바뀐다. 무기력하던 기분은 통제력으로 바뀌고, 정신력이 자아에 힘을 불어넣으면서 외적 목표에 신경 쓰며 헤매지 않는다." (P141)

내가 제일 좋아했던 크로스컨트리 (맥스킹 달리기 장면, P129)

▣ 몰입하려면 목표가 있어야 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운동을 지속하지 못했다. 체중은 늘어났고, 근력은 약해졌으며, 관절 부위는 손상이 심해졌다. 달리는 즐거움을 막연하게 기억하지만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만들어 내는 방법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장단기 목표가 흐릿하거나 유연성이 너무 많았던 생활이 반성이 되었다.

훈련의 방향을 잡아줄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면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이 나빠질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장기적인 목표는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발전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P058)

"사람들이 대부분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애 최고의 순간들은 수동적이거나 수용성이 크지 않을 때, 혹은 편안할 때 찾아오지 않는다. 최고의 순간은 까다롭고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체 혹은 마음을 한계 수준까지 확장시킬 때 찾아온다" (P032)

일반적으로, 까다로운 상황에서는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필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을 때 몰입하게 된다. 당장 처리해야 할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해야 할 일에 정신이 날카롭게 쏠리면 다른 부차적인 생각과 걱정은 전부 사라진다. 뚜렷한 목표가 행동을 촉진하고, 동시에 내적, 외적 피드백을 통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P030)

올해 재활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의 자신감은 얻었다. 이제 좀 더 명확한 중기/단기 단계별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매 순간 훈련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의식을 잃는 것과 자아를 잃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달리기처럼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할 때는 장시간 집중해야 하고 동시에 주어진 과제를 해내야 한다. 다른 차원에 있는 사람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릴수가 없다. 만약 이럴때 자아를 잃으면 성과에 해가 되고, 그 즉시 몰입이 깨진다. (P078)

격렬한 달리기를 하거나 복잡한 업무를 할때는 '버드뷰'처럼 객관화하는 순간 몰입은 깨진다. 하나에만 집중하고 나는 이것을 어느 정도로 조정하고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생각을 반복해야 한다. 

<몰입과 스포츠> 수 잭슨 "실제로 통제력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심히 노력하면 통제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자신의 기량을 믿으면 해야 할 일이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이것은 힘과 자신감, 평온함으로 이어진다."   (P075)

▣ 일단 밖으로 나가서 뛰어보자

이 책을 읽고 추천사를 쓴 사람들의 소감 중 동감이 가는 것이 있다. 책을 읽다가 밖으로 뛰러 나가는 충동이 든다는 것이다. 나도 다 읽지 않고 나가서 뛰었다. 주 단위로 점진적 거리를 늘려나가는 중이었지만 오늘은 시간과 다른 훈련의 원칙도 수립했다. 1:20분 이내에 뛰기, 두 번씩 호흡 유지하기, 중간에 걷지 않기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뛰었다.

상태가 안 좋아서 목표시간은 많이 초과했지만 다른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예전에 초창기에 달리기가 어려울 때 쓰던 방법이 생각났다. 바로 군대 있을 때처럼 구령에 맞춰 뛰는 것이다. 호흡과 구령에 맞춰 보속을 조정하자 꽤 오랫동안 다른 생각 없이 뛸 수가 있었다. 속도를 점점 늦추지 않고 뛸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몰입하려면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목적이나 목표 없이 달리면 몰입할 수 없다. (P248)

미팜은 달리면서도 명상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멍해지거나 다른 생각을 하려 하지 말고 발과 호흡에 편안하게 집중하라. 지나치게 옥죄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마음 챙김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균형을 찾으면 갑자기 마음이 리듬감을 얻는다. 우리는 이 같은 변화가 우연히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속에서 몇 가지 요건이 한꺼번에 충족될 때 얻을 수 있는 결과다. (P239)

▣ 그밖에 배운 것

책에서 명상훈련도 같이 병행하면 좋다고 한다. 특히 통증이나 고통에 대해 겁이 나고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훈련과 몰입에 방해를 받기 쉬운데 명상훈련 자체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명상을 꾸준히 실시한 선수들이 통증 감각에 집중하지 않고 신체적인 불편을 더욱 잘 참아내는 특징을 보인 것이 이와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P190)

꾸준히 달리기를 하면 힘과 근력이 좋아지듯이 집중해서 무언가를 해내는 연습을 하면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도 좋아진다. 명상도 집중력 강화 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5일 동안 20분만 명상을 해도 그와 같은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P224)

나도 종종 활용하지만 달리기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 대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 주로 달리기가 잘 안될 때 혹은 몸이 불편할 때 이용했었다. 고도의 집중할 때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거나, 음악의 박자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약간의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에 따르면, 음악은 집중을 유도하고 정신을 고양시키며 다양한 감정을 촉발한다. 또한 기분 전환과 조절, 기억 자극, 업무성과의 향상,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효과와 함께 여러 기능 수준을 높이며 방해 요소를 줄이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P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