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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운동

다시 시작 LSD

7월부터 장거리 달리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혹시나 가을에 코로나가 풀리면 마라톤 대회가 있을 수도 있으니, 7~8월부터는 장거리 훈련과 대회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달리기의 매너리즘에 빠진 이유가 클 것이다. 

지난해 11월 20일부터 매일 7K 달리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255일째 매일 달리고 있다. 몹시 추운 새벽에도 달렸고, 비가 많이 내리는 날도 달렸다. 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재미가 없어진다. 긴장감도 없고, 달리고 나서 활력도 예전만 못하다.

주기적으로 속도를 내줘야, 숨쉬기 아주 어려울 정도, 심박수가 160~180 이상을 올려야 눈물 콧물이 나오는데, 그런 것은 시도하기가 어렵다. 몸이 풀리기 어려운 새벽 운동의 단점이자, 늦게 예열되는 체질적 특성이기도 하다. 

7월부터 장거리를 준비했다. 시간적 여유가 제일 많은 일요일 아침 달리기로 했다. 7/4일 10K 달리고, 7/11일 16K 달리고 나서, 일주일 뒤 7/18일 20K를 달렸다. 특히 7/18일 달리기는 제법 힘들었다. 전날 늦게 잠이 들었고, 피로가 누적되어 새벽 운동을 건너뛰고, 오후에 달렸다. 체감온도 36도라서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달리기를 늘려보니 7월 달리기 거리가 250K를 넘겼다. 아마 내가 달리기를 한 이래 월 누계 250K를 넘긴 것은 최초가 아닐까 싶다. 뜨거운 여름 기온과 달리기 거리가 늘어나서인지 운동 후에는 거의 1kg 이상의 체중(수분)이 빠진다. 다이어트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다시 오늘 8/1일 20k를 달렸다. 어젯밤 두 딸들이 오랜만에 집으로 와서 먹방 퍼레이드를 벌였고, 늦게 잠들어서 컨디션은 별로였고(매번 그렇지만),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달렸고 중반 이후 다른 런너들과 속도 경쟁이 붙어서 속도가 빨라졌다. 

운동 기록은 별로지만, 운동 후 후유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 천천히 달린 것과 달리기를 버틸 수 있는 몸으로 조금씩 바뀐 탓일 것이다. 3년 전에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이 부어 있었지만, 지금은 20k를 달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체중도 줄이면 더욱 빨리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정지된 삶은 없는 것 같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로 발전 아니면 퇴보가 되는 것 같다. 최근 정체된, 아니 퇴보하는 듯한 느낌의 달리기에서 다시 전진하는 달리기, 그런 삶으로 전환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몇 번만 고비를 넘기면 그것은 일상이 된다. 다시 내 삶의 한계를 넓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