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가바사와 시온은 책을 28권이나 내었고, SNS, 유튜브, 메일 등 지속적으로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 나는 다작을 하는 작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독특한 관점보다는 이미 소개된 세상의 글과 지식을 빠르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만의 특유한 울림이 덜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요즘 내 고민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결론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시 책 속에 많은 길이 있는 것 같다. 내 최근 고민 중 하나는 블로그 글쓰기였다. 일요일 오전에 근처 스벅에 가서 노작 노작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움 중 하나였다.
그런데 점차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지고, 글의 내용과 표현 어느 것도 좋아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까 기대를 했지만, 오늘처럼 글의 방향은 산으로, 다시 강으로 가면서 헤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의미도 재미도 없다곤 하지만, 내 글은 내용도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책이 권하는 방법은 전부터 몇 번 들었던 내용이다. 핵심 키워드들을 정하고, 목차를 만들면서 구조를 만들고 나서, 글을 그에 맞게 채워 넣으라는 것이었다. 이전보다 추가된 내용은 보고서 글은 1시간, 블로그 글을 쓰는 것을 30분이면 된다는 것이다. 시간에 맞게 아웃풋의 양과 인풋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새로웠다.
주중에 어떤 글을 쓸지 생각해보곤 했었는데, 이 책 덕분에 고민을 덜 한다. 핵심 키워드 20분, 목차 구조 20분, 글쓰기 1시간, 수정 20분이면 될 것 같다. 일요일 아침에 격주로 새로운 모임 생겨서 블로그 글쓰기가 고민이었는데, 이젠 2시간 내에 모든 것을 끝내도록 시간 조정을 하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P188
첫째 시간을 정해서 쓴다. (중략)
기한을 정해서 단숨에 집중해서 쓰면 글을 쓰는 속도와 더불어 문장의 질이 향상됩니다.
따라서 블로그 글을 작성할 거라면 '글 하나당 30분 안에 쓴다'. 업무 보고서를 작성할 경우에는 '보고서는 1시간 안에 쓴다'라고 정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제한 시간을 정해서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면 뇌가 그렇게 훈련되어 단시간에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중략)
둘째 비결은 '구성을 하고 나서 쓰는'것입니다. (중략)
구성을 정하고 쓰면 쓰는 속도가 3~4배는 빨라집니다.
이 책은 4개의 챕터 속에 100개가 넘는 독립된 룰을 설명했기에 모든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다시 되새긴다. 이전에는 머리로만 이해했던 것들이 가슴속에서도 공감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세 가지 정도를 충분히 공감했다.
TO DO LIST를 만들어 관리하라고 한다. 잘 이해하고 이미 나도 실천하고 있는데, 노트에 쓰는 것은 실행하지 않고 있다. <블랫 저널>을 읽고 노트를 쓰는 것도 따라 해 봤는데, 아무래도 노트북에 온라인으로 저장하는 것이 내게 어울린다. (노트에 쓰는 손의 감각이 기억력과 안정감에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공감한다.)
P195
[TO DO LIST 장점]
1. 하루의 일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3. 무심코 저지르던 실수가 제로가 된다.
4. 워킹 메모리의 용량이 늘어난다/일이 효율화된다.
P197
[TO DO LIST의 3원칙]
1 종이에 쓴다 / 종이에 인쇄한다
2 늘 책상 위에 둔다
3 항목 완료 후 호쾌하게 사선을 긋는다
회사에서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걷기를 한다. 예전 서울 근무 시에는 빌딩 골목을 걸었다. 한 10~15분 정도 걷는데, 생각과 감정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주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줘서 좋았다. 집중이 안될 때도 몸은 움직이고, 머리는 쉬니까, 리셋이 되어 힘차게 일을 시작하기 좋았다.
P207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란 말하자면 '뇌의 스탠바이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앞으로 자신의 몸에 일어날 만한 일을 시뮬레이션하거나 과거 경험과 기억을 정리. 통합하고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와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뇌에서 '자신의 미래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아웃풋을 강화한다는 것도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2~3년 전에는 일단 많은 책을 읽자는 것이 목표였고, 이후에는 책의 내용을 자세하게 기록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다음에는 언제든 찾을 수 있게 노트에서 온라인 클라우드로 독서 메모를 바꾸었다. 장단점은 있지만 그럭저럭 유지했다.
독서노트나 에버노트 기록이나 마찬가지로 다시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새로운 모임과 책은 밀려오고, 되새길 시간은 부족했다. 올해는 시간 날 때 몇 권의 책은 재독을 하려고 했는데, 모임에 맞춰 진도 나가기도 벅찼다. 다른 관심분야도 많아져서 독서할 만한 절대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반복법을 택했다. 먼저 형광펜 줄 긋고, 귀 접기를 하면서 한번 보고, 다음에 에버노트에 해당 부분을 기록했다. 그리고 독서모임에서 그 책으로 독서 토론을 했고,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리뷰를 썼다. 약 7 ~ 10 일 정도에 4번 정도 그 책에서 다루니 핵심적인 내용과 느낌이 기억에 더 잘 남았다.
P173
'읽는다'는 것은 인풋입니다. 그저 '읽기'만 해서는 기억에 잘 남지 않습니다. 수개월이 지나면 거의 잊어버리게 되죠. 그런데 그런 '읽는' 행위를 한순간에 아웃풋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메모'를 하면서 읽는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인풋에 대한 질과 양을 늘리려고 집착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인풋이 있으면 반드시 아웃풋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내게는 책을 읽는 것이 인풋이라면, 아웃풋은 독서 메모, 블로그 리뷰, 모임 발표, 편지 쓰기 등이다. 최근 시간이 부족하지만 아웃풋을 중심으로 일상 루틴이 바뀌어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목표'보다는 '비전'을 앞세우라는 말도 공감을 한다. 운동 관련 오픈 카톡방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 편의를 제공하니까 사람들이 늘어나는 편이다. 그런데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있다. 사람이 더 늘어나기 전에 정리가 필요하다. 이제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거이 매일 운동을 하고, 인증을 하는 사람들은 습관이나, 의식에서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동기을 잊어버리곤 한다. 운동하면서 한마디를 하거나,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런 외침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나는 "한 걸음씩 세상 끝까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P323 [이끌어 가기]
비전이 타자 공헌, 사회 공헌의 성격이 강하다면 목표는 현실적, 실리적, 실제적이야 합니다. 인간은 숭고한 '꿈'과 '이상'에 쉽게 공감합니다. 따라서 사람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목표'가 아니라 '비전'을 내세우는 것이 필수입니다.
'아웃풋 트레이닝' 이란 제목처럼 자기 계발 서적이면서, 재미없을 것 같은 책이었다. 그런데 이전부터 많이 들었던 내용인데, 막상 체험을 통해 깊은 공감을 느끼는 항목들이 많다고 느끼는 순간, 이 책은 자기 계발서가 아닌 감동 수필이 될 수도 있고, 경전 같은 느낌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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