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공부나 일을 잘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그런 욕구는 강하지 않다. 그저 모자라지 않게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수긍하면서 내 생활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저 그런 생각을 하고 이 책을 고른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성장판 분당 모임의 10월 주제도서이기에 숙제삼아 읽게 되었다.
몰입에 관한 이야기는 3권을 읽었었다. 칙센트 미하이의 <FLOW>도 예전에 대충 읽어 보았고 황농문 교수의 <몰입, 두 번째 이야기>, <공부하는 힘>은 올해 읽었다. 황농문 교수님의 방법은 나름 재미있었다. 화두하는 스님처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되면 꿈에서라도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칼 뉴포트는 아이비리그 우등생이었고, MIT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조지타운 대학 조교수이다. 저자는 자신이 공부하는 방법을 방송과 블로그에서 이야기하다가 결국 책으로 만들어냈다. 저자는 한해에 논문 9편을 써냈고, 그 외에 이 책을 쓰기도 하였지만, 학교에서는 칼 퇴근을 하여 가정에 충실했다고 한다. 황농문 교수의 몰입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이 책은 '1부 왜 딥 워크인가'와 '2부 딥 워크를 실행하는 네 가지 규칙'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런데 왜 딥 워크가 필요한가에 대해 설명해준 1부의 내용이 머릿속에 쏙 들어왔다. 새로운 기술이 매번 쏟아지는 시대, 이용하기는 쉽지만 본인이 콘텐츠를 생산하려면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시대, 그런데 새로운 대체기술이 금방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다.
더구나 그런 것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고 있어서 경쟁이 엄청나다. 블로거에서 페이스북, 인스타 인플루언서, 유투버로 전환하면서 무언가 시작을 하기도 전에 다른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다.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전달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이 대체로 전달방법이 효과적이다.
P018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학습과 관련이 있다. 정보 경제는 빠르게 변하는 복잡한 시스템에 의존한다. 가령 벤이 익힌 프로그래밍 언어 중 일부는 10년 전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아마 10년 후에는 낡아질 것이다.(중략) 오늘날의 정보 경제에서 가치를 유지하려면 복잡한 것을 빠르게 익히는 능력을 습독해야 한다. 여기에는 딥 워크가 필요하다. 이 능력을 익히지 않으면 기술 진보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딥 워크가 귀중한 두 번째 이유는 디지털 네트워크 혁명이 상반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즉 유용한 가치를 하나 창조하면 거의 무한한 소비자(가령 고용주나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보상을 크게 키울 수 있다. 반면 결과물이 뛰어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더 나은 대안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령에 상관없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력은 지속된다. 내가 은퇴 후 직업을 위해 파이썬을 배우겠다고 마음먹은 2~3개월 전에, 김미경 강사의 <리부트>가 나왔다. 나보다 백만 배정도 바쁘실 김미경 강사님도 파이썬을 배우겠다고 하는데, 나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코딩 공부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집중력인데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사례로 나오지만 제이슨 벤은 입사 이후 이메일과 ppt로 자신의 아웃풋을 차별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엑셀 매크로로 대신할 수 있는 업무를 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몸값이 높아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맹세를 한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그는 몰입 학습 과정을 통해서 그는 짧은 기간 내에 전문가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P015
(제이슨) 벤은 어려운 기술을 아주 빨리 익혀야 했다.
이 대목에서 벤은 많은 지식 노동자들이 경력 관리를 강하게 추진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는 문제에 부딪혔다. 프로그래밍처럼 복잡한 기술을 익히려면 방해받지 않고 어려운 개념들을 파악할 수 있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P016
그는 컴퓨터 없이 교과서와 메모용 카드 그리고 형광펜만 있는 방에 자신을 가뒀다. 교과서에서 중요한 부분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핵심 내용을 메모용 카드로 옮기며, 실습을 통해 익혔다. 처음에는 전자 기기 없이 지내는 것이 힘들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반드시 프로그래밍을 익혀야 했기에 방해될 만한 요소는 전부 치워 버렸다. 그러자 시간이 지나면서 집중력이 향상되었고, 나중에는 하루에 다섯 시간 넘게 집중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는 "공부를 마쳤을 때는 열여덟 권 정도를 뗐어요"라고 회고했다.
벤은 두 달 동안 골방에서 공부를 한 후 일주일에 100시간을 들여서 웹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집중 코스로서 어렵기로 악명 높은 데브 부트캠프 과정을 밟았다.
김미경 강사님도 나도 새로운 언어인 파이썬을 배우겠다고 했지만, 코딩을 익히는 것과 프로그램의 개요를 배우는 것은 전혀 개념이 다르다. 코딩을 익혀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내가 요즘 코딩 공부가 희미해지는 것은 몰입이 되지 않아서이다. 그렇다고 벤처럼 회사를 관두고 몇 개월 동안 프로그램 공부를 할 용기는 없다. 나보다 백만 배는 바쁘신 <리부트>의 김미경 강사님은 어떻게 공부를 하실까 궁금하다.
내가 희망하는 직업은 신기술을 잘 활용하는 전문직이다. 데이터 시각화, 분석 등을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그에 맞게 적응하면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대학 신입생이 배우는 수준도 못 따라가고 있으니 답답하다. 문제는 대충 잘하면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가 독식을 하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P028 신기술을 활용해 일할 수 있는 고숙련 노동자
"데이터 시각화, 데이터 분석, 고속 통신, 신속 시제품화 같은 다른 기술들은 추상적인 데이터 중심 추론의 역할을 강화하여 이에 해당하는 일자리의 가치를 높인다." (중략)
타일러 코웬은 이 현실을 더욱 직설적으로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지능형 기계를 잘 활용할 수 있는가?"
물론 데이터를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 다음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뽑아내는 데 능숙한 네이트 실버는 고숙련 노동자의 전형이다. 지능형 기계는 실버의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가 아니라 전제 조건이다
P029 업계 최고의 능력을 가진 슈퍼스타
경제학자인 셔윈 로젠은 1981년에 발표한 주요 논문에서 '승자 독식 시장'의 이면에 작용하는 수학을 풀어냈다. 이 논문에 담긴 핵심 통찰 중 하나는 공식에서 q라는 변수로 제시되는 재능을 '불완전 대체재'라는 요소로 명시한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평범한 가수들의 노래를 연이어 듣는다고 해서 걸출한 공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재능은 대량으로 사서 필요한 수준까지 합칠 수 있는 일상품이 아니다. 최고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모든 공연자에게 접근할 수 있고, 모두의 q값이 분명한 시장에서 소비자는 최고를 고르기 마련이다. 능력 면에서 1위와 2위의 차이가 작다고 해도 슈퍼스타는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도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나올 때마다 우리는 학습해야 한다. 짧은 시간 내에 대체되기 때문이다. 브래드 핏이 멋지게 연기한 <머니볼>이라는 영화처럼 지금은 모든 선수 트레이드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뀌었고, 신념과 의리와 인간애가 필요한 정치판에서도 데이터는 이미 제일 중요한 무기로 바뀌었다.
우리가 새로운 사회에서 좀 더 대체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가는 세 가지 중 하나가 필요하다고 한다. 학습 능력, 분야 최고의 능력, 자본력이다. 그런데 우리 같은 수저들은 마지막 자본력은 제외된다. 그렇다고 분야 최고의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그것 역시 <블랙스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는 둘 다 불가능에 가깝다.
P031
이 신경제에서는 세 집단이 특별한 우위를 누린다. 바로 지능형 기계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지닌 사람들,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P032
신경제에서 성공하기 위한 두 가지 핵심 능력
1. 어려운 일을 신속하게 습득하는 능력
2. 질과 속도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리는 능력
마지막 남은 것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빠른 시간 내에 학습하는 능력이다. 이 책이 알려준 좋은 점은 그것을 대체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사회는 그런 몰입할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카톡과 사내 메신저(화상 포함)를 포함 이메일 등을 즉각 응답해줘야 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항시(퇴근 포함) 대기상태를 미덕으로 생각했던 시기를 지냈었다. (하계휴가 중 시골에서 라이딩을 하다가도, 또는 일요일 아침 7시에 침대에서 전화를 받고, 진행 이력을 설명하곤 했었다. 깊은 검토를 거친 의견보다는 빠른 피드백을 권장해왔다.
P060 상시 접속 문화
첫 번째 이유는 필요에 대한 응답성과 관련된다. 필요할 때 질문에 대한 답이나 특정한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다면 적어도 그 순간에는 일이 수월해진다.
두 번째 이유는 쌓여 가는 이메일에 신속하게 답신을 보내면서 생산성에 만족을 느끼는 가운데 수신함에서 일과를 보내는 것이 용인되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주 40(52) 시간제가 조금씩 정착되면서 워라벨이 정착되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개인과 조직이 동일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까지 가시적으로는 비슷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코로나와 재택으로 업무효율이 떨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 듯하다. (실제로는 모른다. 아무래도 대충 지나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가 안된다면 지금까지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을 해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개인들에게는 근무시간이 조금 타이트해졌다. 줄어든 시간 내에 동일한 업무를 해내야 하니,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전의 느슨한 담소를 포함한 많은 회의와 개인생활에 필요한 웹서핑 등은 확실하게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조직생활에서의 고통을 가중했다고 보기 어렵다. 빨리 퇴근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P081
"5년 동안 주의에 대한 글을 쓴 후 몇 가지 뼈아픈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느슨한 정신은 악마의 작업실'이라는 말이다...... 집중력을 잃으면 우리의 정신은 삶에서 잘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을 지닌다."
P083
"최고의 순간들은 대개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 속에서 육체나 정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일 때 찾아온다." 칙센트 미하이는 이런 정신적 상태를 몰입이라 불렀다.
P084
아이러니하게도 무료한 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실제로는 더 즐기기 쉽다. 몰입 활동처럼 일에는 목표와 피드백, 과제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두는 일에 몰두하고 집중하여 무아지경에 빠지도록 한다. 반면 무료한 시간은 체계가 없어서 즐길 만한 대상으로 구체화하는 데 훨씬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작가는 자신의 일에 대해 몰입하여 좀 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한다. 그것만이 참다운 인생의 의미라고 한다. '수레바퀴는 고귀하지 않지만, 그것을 만드는 과정은 고귀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한다.
P090
수레바퀴는 고귀하지 않지만 수레바퀴를 만드는 일을 통해 의미가 드러나는 것은 결과 때문이 아니라 장인 정신에 내재된 기술과 음미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일은 고귀할 수 있다. 지식 노동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희소한 일이 아니라도 괜찮다. 대신 일에 대한 희소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두 번째 사실은 장인 정신을 기르려면 반드시 몰입이 필요하므로 딥 워크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P091 위니프리드 갤러거
"나는 집중하는 삶을 살 것이다. 그것이 최선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딥 워크를 할 것인가에 대해 작가는 일단 몰두하는 규칙을 4가지로 설명한다. 1) 몰두하라, 2) 무료함을 받아들여라, 3) 소셜 미디어를 끊어라 4) 피상적 작업을 중단하라 고 조언한다. 무언가 다 맞는 말 같은데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그걸 이전에는 몰랐을까?
먼저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몰두하는 방식을 또다시 네 가지로 구분했다. 외부와 완벽히 격리되어 한 가지 주제를 깊이 공부하는 수도자 방식이 있고, 여러 목표를(가정, 일, 육아, 취미) 동시에 추구하는 이원적 방식이 있다. 그리고 어려운 루틴을 수행하는 운율적 방식이 있고, 빠른 작업 전환과 집중을 하는 기자 방식이 있다고 한다.
황농문 교수의 추천 방식이 수도자 방식인데, 앞서 이야기한 프로그램 코딩을 공부한 방식도 해당된다. 내 아버지께서도 일주일 동안 골방에 들어가서 한자 5,000자를 학습하셨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정말 한자는 모르는 것이 없으셨다. 내게는 어떤 몰입 방식이 어울릴까 고민이 된다. 수도자 방식이 좋지만 기회가 거의 없다. 나머지 3가지를 섞어가면서 생활해야 한다.
그리고 거창한 제스처 방식도 마음에 든다. 내가 집에는 책 읽을 환경을 만들어 놓고도, 매일 저녁이나 주말 아침 카페에 가서 굳이 돈을 쓰는 이유도 비슷하다. 이것은 조금씩 가족들에게도 먹히고 있다. 지난주와 어제도 아침에 카페에 나와 같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공부를 하는 그런 모습이 익숙해지려고 한다.
P119 거창한 제스처 (조앤 롤링의 사례)
이 전략의 개념은 단순하다. 바로 딥 워크를 뒷받침하는 상당한 노력이나 비용을 수반하여 환경에 극단적인 변화를 가함으로써 일의 중요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면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욕구가 줄어들고, 의욕과 활력이 늘어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4DX 방법론'도 머릿속에 쏙 들어왔다. PDCA 사이클을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조직은 적용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개인에게 적용은 쉽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목표를 수립하여 실행 시간을 확인하여 평가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 된다는 것이다.
P130 ~ 131
딥 워크를 위한 4DX 방법론
원칙 1 가장 중요한 목표를 수립하라
"주의를 놓고 벌어지는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정보의 뷔페에서 눈에 띄는 사소한 방해 요소들을 거부하려 들기보다는 강력한 소망을 자극하는 그 소망이 다른 모든 것을 몰아내도록 만들어라"
원칙 2 목표를 위해 딥 워크에 들인 시간을 지표로 삼아라.
딥 워크에 집중하려는 개인은 선행 척도를 파악하기 쉽다. 바로 가장 중요한 목표를 위해 딥 워크를 하는 데 들인 시간의 양이다.
원칙 3 딥 워크에 들인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라.
"점수를 관리하면 경기를 하는 양상이 달라진다."
원칙 4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자리를 만들어라.
"엄청나게 중요한 목표를 추구하는 팀이 참석하는 회의를 자주, 정기적으로 여는 것이다. 이때 팀원들은 점수판을 확인하고, 다음 회의 전까지 점수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지 정하며, 지난 회의에서 결정한 행동에 다른 결과를 점검한다. 이 회의는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열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진정한 실행은 원칙 4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휴식의 중요성도 이야기한다. 몰입하는 2번째 방식인 이원화 방식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한 가지 일을 끝냈으면 꼭 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을 마무리하는 습관을 통해서 긴장을 풀고 가사와 육아 같은 다음 일을 하기 쉬운 상태로 미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날 공부한 것을 다시 한번 5분 이내에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P138 ~ 143
이유 1 휴식기는 통찰력을 높인다.
이유 2 휴식기는 집중력을 회복시킨다.
반면 자연 속을 걸으면 마크 버번이 석양을 예로 든 "본질적 매력을 지닌 자극제"에 노출된다. 이 자극제는 "주의를 약하게 끌어내서 초점 주의 기제를 재충전한다." 다시 말해서 자연 속을 걸을 때는(횡단보도 건너기처럼)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어서 주의를 유도하지 않아도 되며, 흥미로운 자극제에 정신이 팔려서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이런 상태에서는 지향성 주의를 재충전할 시간을 준다. 그래서 50분 동안 숲길을 거닐며 재충전을 한 피실험자들의 집중력이 향상되었다.
이유 3 일과 후에 하는 일은 대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P146 자이가닉 효과..
차단 의식은 일과가 끝날 때 추가로 10~15분(때로는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므로 짜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대로 체계적 게으름이 안기는 보상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차단 의식을 치르는 습관이 자리 잡기까지, 즉 두뇌가 의식을 믿고 실제로 저녁에 일과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게 되기까지 한두 주가 걸린다. 이 의식은 일단 자리 잡으면 평생 따르게 된다. 거르기가 불안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책에서 암기 훈련을 이야기해서 재미있었다. 나는 암기하는 재능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언젠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일상의 암기 습관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갖게 되었다.
P166 집중력을 높이는 암기 훈련
뢰디거의 설명에 따르면 "기억력 선수들과 일반인의 가장 큰 차이는 기억이 아니라 주의의 직접적인 척도에 해당하는 인지적 능력에 잇다. 이 능력은 주의 통제력으로 불리며,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P168
머릿속으로 방들을 지나면서 물건들을 정해진 순서대로 보는 훈련을 하라. 이런 유형의 암기는 익숙한 장소와 물건들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를 토대로 삼기 때문에 학창 시절에 하던 기계적 암기보다 훨씬 쉬울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인상적인 물건 혹은 인물을 카드와 짝짓는 것이다.
P169
이 방법을 연습하다 보면 이전에 시도한 많은 기억력 선수들처럼 몇 분 만에 전체 카드를 기억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친구를 놀라게 만드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두뇌에 제공하는 훈련이다. 앞서 제시한 단계들을 거치려면 명확한 대상에 거듭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이런 훈련은 근육을 써서 무거운 물건을 들 때처럼 전반적인 집중력을 향상해서 더 쉽게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상시 접속 시대'에 살고 있기에 스마트폰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상사와 아내와 아이들의 카톡에 답장하지 않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그분들에게 온 카톡인 줄 알고 봤다가, 페친의 업데이트와 댓글에 반응한 적이 너무도 많다. 카톡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내준 사람, 내가 푸시 알람을 해놓은 재미있는 콘텐츠 등 내 주의력을 흐트러트리는 상황은 너무도 많다. 작가는 과감하게 끊으라고 한다. 그래도 역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P187
페이스북은 사회생활에 혜택을 제공하지만 시간과 주의를 할애할 만큼 진정으로 중요하지는 않다.P192 SNS 짐 싸기
1. 이 서비스를 사용했다면 지난 30일이 크게 더 나아졌을까?
2. 내가 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사람들이 신경 썼을까?
마지막으로 피상적 작업을 중단하라고 하는데, 그중에 강력 추천한 것이 계획 짜기이다. 나는 계획을 짜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아 기분이 많이 상하는 편인데, 실행력이 낮아서 그런 것도 있고, 실제로 그 일을 수행하는 투입력을 과소평가해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사전 준비작업을 배제한 본 작업, 집중해서 수행하는 시간만을 고려하면 오차가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끝없이 그런 작업을 통해 앞서 이야기한 '자이가닉 효과'도 가질 수 있고, PDCA의 힘을 강력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과 시간에 대해 규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일과 일상의 본질적 모습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몇 년간 일상생활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이 책의 이야기와 많이 겹치게 되어 조금은 기쁜다.
P199 아널드 베넷의 해법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중략)
앞서 언급한 중독적인 사이트들은 아무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할 일을 정해 놓지 않으면 매력적인 선택지로서 당신을 유혹한다. 대신 자유 시간을 더욱 알차게 채우면 이 사이트들의 장악력이 약해진다.
P210 시간 블록을 활용해 일정 짜기
첫째, 처음에는 대다수 일을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거의 확실하게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 전술은 초과 조건부 이중 블록을 활용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 때 예상 시간을 배정한 다음 이중의 목적을 지닌 추가 블록을 뒤에 두어라.
세 번째 전술은 과제 블록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다. 하루 동안 많은 과제 블록을 배치하고 과제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길게 설정하라.
P213
내가 제시하는 일정 수립의 핵심은 제약이 아니라 신중함이다. 이 단순한 습관은 하루 동안 잠시 시간을 들여서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하는 것이 합리적일까?'라고 계속 자문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답을 경직된 태도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안긴다.
내가 파이썬을 배우기 시작하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불안감을 이 책은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 짧은 시간 내에 집중해서 배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최고의 경지까지 올라야 비로소 신경제 시장에서 통할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수도승 방식'을 따라서 배우기 어렵다면, '이원적 방식'과 '은율적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거창한 제스처'를 지속하기 위해 카페에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지금 하던 대로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 집중만 좀 더 하라고?)
'4DX 방법론'이나 'PDCA 사이클'을 통해 주기적으로 자기 평가를 하면서 샐프 피드백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내가 전에 이걸 몰랐을까? 실행이 문제 아닐까?). 집중 업무시간이나 학습시간에 SNS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좀 더 만들어야 한다.(아내와 아이들의 카톡을 차단해야 하나?) 주 40시간제를 맞이하여 퇴근 후에는 과감하게 잊는 노력도 해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회사에 와서 가정의 문제를 잊는 것이 가능할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내가 이미 알고 있었고, 고민하던 문제들에 대해 다시 알려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찌 보면 막연하게 무의식으로 생각한 것을 하나하나 표면으로 올려준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효과일 것 같다. 좀 더 몰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개인별로 찾아야 한다. 내게 맞는 방법을 조금씩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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