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시작
지난주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누구나 한번 이상 시작하고, 대다수 실패하는 다이어트를 나도 시작했다. 내게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결혼 전에는 누나와 여동생이 있었다. 주변에 다이어트라는 신기루를 쫓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왔다. 그들의 단기적 성공과 장기적 실패의 모습을 한평생 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나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눔(noom)이라는 다이어트 어플을 설치하고 코치 과정을 3개월간 유료로 등록했다. 그로부터 10일 정도 지났다. 몸무게는 약 1.1kg 줄었다. 나는 하루에도 1킬로 이상 변하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로 효과는 미미할 수도 있지만 경과로 본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아마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면 2kg 이상 줄었을 테지만, 지난주 요번 주 7~8번의 망년회를 포함한 저녁 모임에 참석해서 외식을 하였기에 체중감량이 어려웠다.

다이어트 초반에는 체중감량 효과가 좋다. 그리고 정신적 무장도 강한 시기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공격적인 목표로 진행하는 것이 좋은데, 나는 오히려 수비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말 망년회 틈에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면, 평상시에는 더욱 감량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기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눔 코치 다이어트를 시작한 직접적인 이유는 성장판 모임의 신정철 님의 영향이다. 왜 다이어트를 시작했는지 사정은 모르지만 2개월간 9킬로 감량을 했던 것이다. 신정철 작가가 추천하는 것들은 믿고 따라 해 보는 습관이 잡혀있어서 바로 신청했다. 예상처럼 온라인으로 상담을 해주는 시스템이라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평균 하루에 2~3번 정도 피드백 혹은 자극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 식이요법 중심으로 체중감량을 결심한 이유
예전에는 주위에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운동을 하라고 (마음속으로) 이야기를 했었다. 다이어트는 근본적인 생활의 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식이요법은 효과는 좋지만, 천천히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가게 되고, 체중과 체형도 바뀔 것이기에 장기적으로는 패배감과 안일한 의식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과체중의 상태를 스스로 느끼게 되고, 복근도 증가하면서 식생활이 바뀌면서 날씬한 체형이 아닌 건강한 체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회사-집-운동만을 반복하는 생활패턴이라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가족들과의 외식, 거래처와의 저녁식사, 퇴근 후 모임 등등 여러 변수가 많은 상태에서 먹는 음식에 대해 관리하지 않으면 체중조절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느끼게 되었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80 : 20 비율로 체중감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다. 내가 운동은 하루에 2~3시간씩 유산소 중심 운동을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체중은 줄지 않고 있었다. 운동으로는 체중 감량 효과는 아주 낮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생활 속 운동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 있었으나 체중감량은 안되었다. 스스로 한계를 알게 되고 먹는 것에도 어느 정도 신경 쓰게 되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점심을 혼자 먹은 지 1년이 넘었다. 집에서 고구마와 계란 등 몇 개의 음식을 싸가서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회사 주변 걷기를 한다. 아침에도 회사에서 샐러드 중심 간편식을 먹는다. 그렇게 영양과 열량을 감안하여 식사 조절을 하지만, 저녁식사가 문제였다.

집에 퇴근해서 아내가 차려놓은 푸짐한 식사를 먹다 보면 항상 과식을 했다. 가족들과 먹는 식사는 즐겁기도 했고, 신선하고 맛나지만 남기면 처치 곤란할 것 같은 반찬들을 모조리 먹어치우게 되었다. 그리고 배불러 겨우 막내딸과 카페를 가면 나는 아메리카노 혹은 차를 마시지만, 딸은 달달한 음료에다 케이크류를 주문하고 나서 다 못 먹고 남겼다. 나도 달달한 음료와 케이크는 좋아하는데, 한두 시간 지나면 소화도 되었으니 아깝다는 핑계 삼아 내가 다 먹어치우니 다음날에는 몸무게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 체중감량은 내게 왜 필요한가
작년 초 78~79kg까지 최고점을 찍고 난 뒤 건강검진 수치들과 실생활에 적신호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초여름부터 운동과 감량을 시작했고 12월까지 69~70kg까지 떨어졌다. 몸이 좋아졌는데, 12월 큰 딸이 기숙사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챙겨주는 맛난 저녁식사를 먹다 보니 72까지 조금 늘어났다. 별문제 없이 지냈으나 실제로는 아직도 문제가 있었다.
정상을 약간 벗어난 과체중이다 보니 건강검진 결과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경계 하라고 하고, 실 생활에서도 몸이 가볍지 않았다. 무엇보다 퇴행성 무릎의 부담은 여전했다. 이 몸무게로 풀코스 마라톤은 억지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무릎에는 치명적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풀코스를 뛴다 해도 거의 걷다 뛰다 고통스러운 마라톤이 될 것이 분명했다.
67kg 이하가 되어야 그럭저럭 즐거운 달리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63kg 이하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 속도로 달릴 때의 고통과 즐거움을 기억하는 마약 경험과 같이 나를 자꾸 그 방향으로 잡아당긴다.
가쁜 호흡과 심폐 기관의 고통, 신경 쓰지 않으면 쥐가 날 것 같은 다리와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는 팔 치기에 신경 쓰고, 5분 뒤 10분 뒤에도 계속 달릴 수 있도록 상체를 꼿꼿이 펴고, 고개와 시선을 고정하며, 최대한 호흡을 강하게 하여 산소를 공급하되, 가쁜 숨이 되어가면 아주 약간 속도를 줄였다가 편안해지면 다시 강하게 밀어붙이는 그런 달리기를 하고 싶다.
마지막에는 심장을 굳건히 믿고 최대 속도의 심장 펌프질이 되도록 심박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훈련을 해보고 싶다. 그렇게 매일매일 극한의 자신감을 맛보며 전투에서 승리한 피곤한 장군이 고향으로 돌아가듯, 집으로 돌아가고 아침 일상으로 향하고 싶었다. 내게는 단순한 체중감량이 아닌 달리기라는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자 기초훈련과 같은 것이다.
◈ 다이어트는 평생 가능한 것인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걱정하는 것처럼 감량 후에도 그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가능한 경우도 있고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특정 음식만 먹는 극단적인 식이요법이나 끊임없이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다이어트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가족들과 같이 식사도 안 하고, 별도의 비싼 음식비용이나, 투자되는 시간이 많은 것들은 지속할 수가 없다.
가능한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생활 속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는 방법이다. 과식할만한 회식이나 먹자 파티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평소에 식사를 천천히 하는 습관이 정착되는 것이다. 달달한 케이크류나 과즙음료를 평상시에는 먹지 않는 것이다. 운동을 평소에 규칙적으로 많이 하는 것이다. 열량이 낮은 음식을 숙지하고 자주 애용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혼자서 할 능력과 마음이 안된다면 코칭 프로그램에 매달 돈을 내는 것도 이용할 만하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일정기간만 필요한 것인지는 각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요즘은 각종 온라인 모임에서도 다이어트나 건강한 식생활, 운동과 건강에 대한 모임들이 많다. 찾아보면 방법은 많이 있다. 구글 검색만 해도 된다. 용기와 결단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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