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수욕을 좋아하게 된 이유
날씨가 추워지니 움츠러든다. 활동적인 사람들은 운동으로 적극적 대처를 한다. 그런 사람을 위해 추천사항이 바로 냉수 샤워다. 운동 후에 냉수 샤워가 더 좋지만, 운동 없이 냉수 샤워를 하는 것도 좋다. 저녁에도 좋지만, 아침에는 더 좋은 것 같다. 냉수 샤워 후 밖으로 나갔을 때 느끼는 상쾌함은 운동 후 만족감과 운동 없이 나갈 때도 활기찬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렸을 때 냉수마찰 혹은 냉수욕이라는 말을 들었다. 주위 새벽 운동을 하시는 친구 아버님이 새벽에 산에 올라가서 냉수욕을 하신다고 들었다. 어떻게 산속에서 목욕을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수건을 이용한 냉수마찰이었다. 냉수욕보다는 냉수마찰을 권장하는 이야기도 있다. 효과는 비슷하면서 심장의 부담이 덜하기에 그런 것일 것이다.
우리가 냉수욕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겨울바다에서 버티는 UDT 혹한기 해상훈련이 떠오르거나, 새해가 되면 겨울 바다에 뛰어드는 괴짜들이 대상이다. 아니면 고도의 명상훈련을 거친 수련자들이 북극지역 물속에서 심장박동수를 줄이면서 깊은 명상 상태에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차가운 물을 대하면 바로 온몸이 오그라든다.
내가 냉수 샤워를 시작한 계기는 달리기 운동 후이었다. 여름철 새벽 달리기 후 출근을 하려 하는데 땀이 계속 나와서 샤워 마지막에 찬물로 몸을 식히는 샤워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옷을 입고 나면 데워진 몸에서는 땀으로 범벅이 되곤 했다. 그러다가 가을로 되면서 찬물 샤워로 마무리를 해야 기분이 가뿐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냉수 샤워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다른 하나는 가을철 오후 장거리 달리기를 하고 난 후 온몸은 땀에 젖었는데, 면소재 옷을 입고 있었기에 땀으로 젖어있었고, 집으로 오는 도중 기온이 차가워서 체온 관리가 안되어 감기에 걸린 적이 몇 번 있었다. 비슷하게 운동 후 따뜻한 샤워 후 급하게 밖으로 나가면 온몸의 습기와 밖의 차가운 날씨로 인해 체열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몸살이 걸린 적도 몇 번 있었다.
달리기 사이트에서 선배 형님들이 냉수 샤워를 권장했다. 특히 겨울철에 냉수 샤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형님들이 권하는 방법에 따라서 단계적 냉수 샤워를 시작했고, 금방 적응이 되었다. 자신감과 샤워 후의 기분 좋음이 유지되어 운동하고자 하는 의욕이 솟아나게 되었다.
시작한 지는 20년이 조금 안되었지만, 중간 10년 이상 냉수 샤워를 안 했다. 최근에는 자전거 통근을 하면서 목욕탕 냉탕을 이용한다. 겨울철 새벽의 냉탕은 이용자가 거의 없다. 강남 번화가에 어울리지 않게 냉탕은 수돗물을 이용하기에 여름철에는 미지근하고, 겨울철에는 제법 차갑다. 아무도 들어가는 사람이 없어 혼자 수영을 하고 다닌다. 차가운 감촉의 짜릿함에 대해 점차 깊게 빠져들게 된다. 냉수 샤워보다 냉탕 입수가 조금 더 어려울 수는 있다.
◆ 내가 경험한 냉수 샤워의 효능
냉수욕 혹은 냉수마찰이 좋다는 이야기는 인터넷에 많다. 1) 부정적인 감정 개선 2) 면역시스템 개선 3) 숙면 4) 활력 상승 5) 피로 해소 등등에 좋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많은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두 검증이 철저히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라시보 효과인지 냉수 샤워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들 그 효과에 대해 칭찬을 한다. (우리 동년배들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 경험으로 좋았던 점을 생각해 보았다. 다시 말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이다.
'냉수 샤워 효과' 구글링 상위 3순위
1. 찬물 샤워 놀라운 효과 11가지 : https://steptohealth.co.kr/11amazing-benefits-of-cold-water-shower
2. 찬물 샤워의 엄청난 효과 : http://www.vogue.co.kr/2019/09/04/194325/
3. 찬물 샤워를 하면 몸이 아파서 결근하는 일이 줄어든다 : https://www.hbrkorea.com/magazine/article/view/6_1/article_no/1115
흔히 코티솔을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코티솔은 에너지 분출이 필요할 때마다 방출되며, 당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될 뿐이다. 코티솔이 방출되는 주요 목적은 포도당이 다량 함유된 혈류를 통해 세포에 즉각적인 에너지를 공급하여 근육세포를 확장 또는 신축시킴으로써 당신이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146,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첫째 샤워를 통해서 정신이 맑아지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기분으로 바뀐다. 냉수 샤워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이미 적극적인 의지로써 닭과 달걀의 관계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샤워 전과 샤워 후의 기분은 굉장히 많이 바뀐다는 것이다. 단순히 샤워를 끝냈다는 성취감만이 아니다. 차가워진 몸의 물기를 닦아내며 따뜻한 공기와 옷을 통해 조금씩 덥혀지는 몸을 통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심지어 억지로 샤워를 하고 난 이후에도 기분은 아주 좋아진다.
둘째 스트레스 상황에 있었어도 샤워 후에는 어느 정도 정신적인 이완이 된다. 냉수 샤워를 할 때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상황에만 집중하는 명상의 느낌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명상이 온몸의 근육을 이완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정 반대로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노력해서 근육의 힘을 풀어주어야 더 효과가 좋다. 지금 하는 행위에만 집중한 이후 풀어지는 정신적인 이완이 기분을 좋게 한다. 아침에는 새로운 일상의 감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고, 밤에는 이완된 몸과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가면 좋다.
셋째 운동 후의 지나치게 풀어진 근육들을 다시 다잡아준다. 운동 후에 피로한 근육이 천천히 뭉쳐지는 것을 보완해준다. 찬물로 긴장시켜주고 다시 체온이 올라가면서 근육이 이완되는 과정을 통해 근육이 강하게 뭉쳐지는 것을 보완한다. 운동 후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풀어주면 근육통에 좋다는 글을 본 것 같다. 통증은 뇌가 느끼는 신호로서 다른 자극을 통해 신호의 강도가 분산되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적극적 체온 관리로 감기나 몸살의 예방에 좋다. 개인적 경험이고 자료에서도 나오지만 젖은 몸은 체온 관리가 안되어 감기 걸리기가 아주 쉽다. 예전부터 냉수욕보다는 냉수마찰을 했던 이유는 아마도 습기 제거가 안되고, 체온관리가 어려워서였던 것으로 개인적 판단을 한다. 차가운 바깥에서 냉수욕을 하고 물기를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요즘은 실내에서 냉수욕을 해도 그 이후에 따뜻한 온도로 인해 체온 손실이 지속되지 않는다.
몸에 묻어 있는 습기를 제거하면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겨울철 알몸 달리기 등을 해도 감기나 몸살에 안 걸리는 이유는 피부가 젖어있지 않아 체온관리가 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젖은 몸은 체온 유지가 어려워서 바로 감기 몸살에 걸린다.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샤워 후 몸을 말리지 않고 두꺼운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두꺼운 옷으로 인해 몸에서는 땀이 나고, 젖은 몸은 체온 유지가 안되어 감기 걸리기가 쉽다.
냉수 샤워 후에 몸을 수건으로 닦고 나면 차가워진 피부와 약간의 물기가 남을 수 있지만, 뜨거워지는 몸과 옷으로 인해서 몸이 뽀송뽀송하게 마른다. 이 상태로 밖으로 나가도 추위를 덜 느끼고, 체온 유지도 쉬워진다. 냉수 샤워할 때의 온도 감각에 비해 바깥공기의 느낌은 아무것도 아니다. 온도는 대기가 더 차갑겠지만 물과 공기 밀도로 인해 체감온도의 차이는 공기 쪽이 견디기 쉬운 것이다.
다섯째 스스로의 육체에 대한 느낌이 좋아진다. 샤워를 하고 몸을 닦으면서 거울을 쳐다보면 약간은 긴장된 상태라서 몸에 힘이 주어진 상태이다. 그러면 배는 조금 더 들어가고 가슴과 어깨는 펴지게 된다. 그럼 평상시 몸보다 더 보기 좋다. 그런 몸을 보면 기분이 더 좋아지게 된다. 일시적 현상이지만 실제 눈에 보이는 몸은 적극적인 운동 욕구를 축척시킨다. 우리 습관과 의지와 감정은 하루하루 쌓여 나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복적인 언급이지만 무기력과 우울증세를 보완한다. 우울증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몸을 안 움직이고 지나치게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고, 뇌의 피로도 한몫한다고 한다. 냉수 샤워는 복잡한 과거의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몰아내고 현재의 신체 감각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고뇌하는 뇌를 쉬게 하여 피로도를 없앤다. 명상이 좋다고 하지만, 냉수 샤워는 노력이나 숙련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즉각적으로 효과를 거두는 것이 장점이다.
◆ 냉수 샤워하는 방법
예전에 다른 분들의 조언, 자료를 참고했고, 그동안 이런저런 나름의 방법 시도하면서 정립한 요령이다. 개인별로 적용하면서 다른 점도 있을 것이니 적용해보고 맞지 않으면 바꾸고 응용하면서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
▶ 몇 가지 안전 원칙
1. 따뜻한 온수로 샤워를 마치고 맨 마지막에 마무리로 냉수 샤워를 한다.
2. 심장에서 먼 곳부터 (다리, 팔 순서로)
3. 근육이나 지방이 많은 곳부터 (뼈 부위는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4. 무리하지 말 것. 심장박동을 느끼며 혈압까지 올라간다고 느껴지면 멈춘다.
5. 다음 단계로 빨리 이동하지 말 것. (숨쉬기가 안정되면 그때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첫 번째는 종아리 부위다. 샤워꼭지로 한쪽 다리의 뒤쪽 종아리의 근육부위를 뿌려준다. 초보자는 이 단계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종아리 근육부위에 물을 뿌리는 것은 잘 버틴다. 종아리 샤워시간은 충분히 가져간다.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는다. 참기 어려우면 잠시 샤워기를 거두고 호흡을 해도 된다. 다시 뿌릴 수 있는 용기가 생기면 뿌리기 시작한다. 호흡이 안정되면 다른 다리의 종아리로 바꿔서 뿌려준다. 이때는 급속도로 호흡 안정 시간이 빨라진다. 이것을 통과하면 50%는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한쪽 다리의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 부위를 뿌려준다. 종아리를 뿌릴 때 안정이 되었다면 심장도 마음도 준비가 되었기에 많이 어렵지는 않다. 2~3초간 뿌려주고 호흡이 안정되어 있다면 다음 단계로 간다.
세 번째는 자세를 숙이고 한쪽 팔을 늘어뜨린 후 팔에 뿌려준다. 어깨까지 뿌려주는데 몸에는 흐르지 않도록 한다. 참기 힘들어진다. 이때 힘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왼쪽 뿌려주고, 오른쪽도 뿌려준다.
네 번째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두쪽의 엉덩이에 뿌려준다. 원칙은 살이 많은 부위를 뿌려주는 것이다. 이때 참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면 허벅지 쪽으로 방향을 내렸다가 다시 엉덩이로 올라간다. 호흡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다음 단계로 간다.
다섯째는 복부다. 배에 힘을 주고 의도적으로 호흡을 강하고 거칠게 하면서 복부에 뿌려준다. 엉덩이를 버텼다면 복부도 쉽게 버틴다. 2~3초를 뿌려주고 호흡은 강하게 하는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여섯째는 가슴 부위다. 한 손으로는 샤워꼭지로 뿌려주고 한 손으로는 손으로 비벼주면서 마사지를 한다. 호흡은 아마도 저절로 강하고 빠르게 하고 있을 것이다. 시간을 길게 가져갈 필요는 없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으면 넘어간다. 언제든 힘들면 종아리나 허벅지 부위로 샤워꼭지를 방향을 돌린다.
일곱째는 샤워호스를 벽에 걸어놓고 얼굴 부위를 씻는다. 전통적인 샤워 모습이다. 그리고 머리도 같이 뿌려준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전면부위에 물이 많이 오도록 한다. 두 손을 이용해서 온몸을 빠르게 비벼주면서 온몸의 근육을 사용한다.
마지막은 몸을 돌려서 뒤쪽 목 부위와 등부위를 뿌려주는 것이다. 의외로 목 부위와 등부위가 참기 어렵다. 두 손으로 문지르기가 쉽지 않고, 목 부위는 혈관이 있어서인지 심장과 호흡에 부담이 크게 느껴진다. 이 부위는 시간을 길게 할 필요는 없다. 고수가 되면 오히려 차가운 온도에 쾌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항상 어렵다.
보너스로 샤워기를 들고 온몸의 구석구석을 뿌려주기도 한다. 이것은 고수의 경지인데 나도 그렇게 많이 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냉수 샤워 시간이 길면 표면 체온이 낮아지고 이후 몸을 말릴 때 기분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냉수 샤워할 때의 호흡에 집중하는 그런 느낌도 좋을 때가 많다.
** 참고로 고정형 샤워기에서는 응용이 가능하다. 다리만 가져다 대었다가 팔만 가져다 대었다가 엉덩이, 배, 가슴 등으로 순서를 바꾸면서 해도 된다. 오히려 두 손으로 강하게 문지르는 마사지를 할 수 있으니 더 좋을 수도 있다. (반면 부위를 세밀하게 조절은 힘들고, 처음부터 손을 많이 이용하면 손이 시릴 수도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단계적으로 시도할 때 호흡이 안정되지 않고 불안감만 커진다면 다음 단계로 서둘러서 진행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몸이 안 좋을 때 종아리와 허벅지만 뿌리고 나왔어도 냉수 샤워 효과는 꽤 좋았던 기억이 있다. 쇼프로에서 차가운 물속으로 첨벙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위험한 행위다. 심장부하는 점진적으로 주어야 하고, 평소에 단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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