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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독서

내 인생의 '원씽'

<The One Thing : 원씽> -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구세희), 비즈니스 북스 

나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다음처럼 이해했다. '나만의 단하나(큰그림)'를 찾아라 그리고 그것에 맞춰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나만의 단하나(작은초점)을 제일 우선적으로 매일 실행하라'라는 것이다. 책 제목처럼 단순하고 명료한 논리였다. 단순한 만큼 강력하지만 현실의 복잡성에 대해 각자 이해하면서 별도의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무엇이냐에 따라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이 되는 해답이 정해진다. (중략)
남다른 삶을 꿈꾼다면 인생을 살아갈 남다른 방식을 찾는 것이 곧 해답이다. (중략)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들을 쉽게 혹은 필요 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

나는 최근 6개월간 새벽 5시에 일어나 몇가지 체조를 하고, 출근 준비 후 5:30 정도에 직장으로 출발한다. 비가 내리면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거의 자전거로 출근한다. 요즘은 여름이라 활기찬 사람들, 따뜻한 햇살, 상쾌한 바람과 진한 밤꽃 향기가 아주 좋다.

겨울에는 어둡고 추워서 탄천에 사람들이 없어 외로운 순례길 같은 자출길이지만, 조용하고 어두운 밤길을 혼자서 라이트 조명에 의존하며 페달을 밟을때면 긴장감이나 운치를 느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과 상관없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자주 생각난다. (상념에 젖어 꿈결같이 어두운 길을 가노라면 불쑥 오소리나 고라니가 갑자기 문안인사를 나오기도 했다.)

평일에는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덕분에 수면 7시간, 회사는 별일 없으면 10시간 정도 머무르기에 17시간은 고정적인 시간이고, 나머지 7시간정도에서 2시간 정도는 식사와 샤워, 정리 등 필수 생활이 필요하고 나머지 5시간 중에 자전거 통근 겸 환승 등이 3시간 소요되고 결국 남는 자유시간은 2시간 정도인데 그것을 독서를 하는 것이다.

그나마도 막내딸과 같이 카페에 가서 각자 그림그리기와 독서를 하다 보면 이야기도 하고, 신경도 쓰이고 집중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책을 보는 시간은 아주 짧아질 수가 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자전거 출퇴근 시 전자책의 TTS 서비스로 책을 듣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자전거를 타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라디오를 듣기도 했다 아니면 자전거 운동기록을 하기도 했다. 전자책의금속성 음성으로 책의 내용을 처음 들을때는 약간 불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졌다.

뇌의 특성상 전체구간에 대해 집중을 하며 들을수는 없었고, 자전거 주행의 특성상 다시 듣기가 어렵다. 따라서 내용에 이해도나 기억력은 활자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주는 것은 진도를 꾸준히 나가는데는 나름 도움이 많이 되었고, 일주일이면 2권 정도의 책을 들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은 보통의 경우 일주일에 2권이 벅차다)

읽는 것보다 더 많은 책을 들을수 있는 것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토론이나 글을 쓸 때 많은 레퍼런스가 있다는 것은 엄청난 무기가 되는데 평소 읽는 것보다 2배 이상의 레퍼런스가 생긴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었다. 다만 읽는 책처럼 메모를 그때그때 하지 못해서 기억하고 싶은 것도 메모를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책듣기의 어려운 점은 책의 내용을 전자음으로 들으며 이해하고, 따라잡고, 또 기억하는 것도 엄청 어려운데, 자전거까지 타고 있으니 듣고 이해해도 바로바로 잊어버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기억하는 내용도 조금씩 늘어나고, 처음부터 책을 고를 때 논리가 단순하고 명확한 책들을(아니면 감성충만한 수필/소설)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책에서 받아들이는 내용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일상의 의욕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운동을 할 때도 약간의 긴장이나 이런 것이 원동력이 되고는 했는데, 매사 피곤하달까 맥이 풀린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원인을 내 나름대로 생각해본 결과 운동부족이었다. (뇌가 쉬지 못한 것이었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운동에만 집중하여 온몸에 땀이 나고, 그 시간에는 호흡과 자세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전자책을 듣느라 즐거운 운동이 노동처럼 변해버린 것이었다. 운동 후에 개운함과 자신감이 사라지고, 뇌의 피로감만 남아있는 그런 상태였다.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집어 든 것이 이 책이다. 한 번에 하나씩만 하자. 그런 기대를 걸면서 책을 읽었다.

이스라엘 가석방 비율 (인간의 의지와 가석방 시스템 영향, P093)  

머리를 많이 쓸수록 정신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의지력은 빠르게 피로해지고 휴식을 필요로 하는 속근과 같다. 대단히 힘이 세지만 지구력은 꽝이다. (중략)
의지의 높고 낮음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 또한 의지력의 수위를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089)

결국 내가 슈퍼맨이 아닌 이상 내가 하루종일 집중하는 삶을 살 수는 없고 그렇게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던 것이다. 그래서 출퇴근 시에는 음악을 들으며 운동에만 집중하도록 바꿨다. (식욕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밤에 깊숙하게 잠이 들고, 몸은 다시 피곤해지기 시작했으며, 머리는 좀더 맑아졌다. 아침에 자전거에서 내린 이후 머리에서 땀이 나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 다만 독서량이 줄어들어 고민이다. 이것을 어떻게 늘릴까 그것이 고민이다. 

이 책 '원씽'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 중에 도미노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처음 5센티의 도미노가 두 번째 도미노는 1.5배 크기의 도미노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등비수열의 원리에 따른 것인데 그런식으로 지속하다 보면 18번째 도미노 크기는 피사의 사탑과 같고, 23번째는 에펠탑, 31번째는 에베레스트 산(900미터), 57번째는 달까지의 거리에 이를 만큼 커진다고 한다. 오랫동안 한다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한 번에 하나씩 다음 단계를 넘어뜨리는 것이다.

도미노의 등비수열 효과 (핵심은 장기간 반복으로 놀라운 결과를 얻는다는 것)

만약에 내 생활에 적용한다면 그 첫번째 도미노는 블록은 새벽 운동이다 그것이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바탕이 되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블록은 작년부터 시작한 금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격적 도약이 될수 있는 세 번째 도미노 블록은 독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는 아마도 블로그 글쓰기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중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아직 내게 완전히 정착된 느낌이 안 들지만, 세 번째와 네 번째를 통해 더욱 나를 성장시킬 것 같다.

도미노 효과 이론에서는 인생의 하나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맞으면서도 복잡한 문제가 있을수 있다. 파레토의 법칙처럼 가장 중요한 것에 80%를 할애하라는 것인데, 첫 번째 목표 달성 이후 그다음 도미노를 넘어뜨리기 위해서는 다음 목표와 액션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첫 번째 생활규칙의 변화를 준다면 이는 근간을 흐트러트릴 수 있기에 배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도미노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린다면 첫 번째는 가능하겠지만 속도를 늦추지 말고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까지 달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나온 것이고 나도 경험했지만 모든 것에 매 순간 집중을 할 수는 없다. 그 정도 의지를 가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게 필요한 단하나를 실행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은 무엇일까?

궁극적인 목표(목적)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효과적인 하나의 액션을 정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그것이 글쓰기나 혹은 독서일 수도 있지만 내게 변화의 첫 번째는 새벽 운동이기 때문에 내게는 그것이 첫 번째 도미노 조각인 것이다. 그것을 위해 매일 아침 힘을 내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내게 맞는 단 하나의 액션 리스트는 무엇일까?  단하나만 집중하면 될 정도로 인생이 단순하게 정리될 수 있을까? 

<더 다이어리: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 라는 책에서 저자 제임스 패터슨은 개인적 삶과 직업적 삶에서 균형을 잡을 때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명확히 보여 주었다. "삶이라는 게임에서 다섯 개의 공을 저글링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 공은 각각 일, 가족, 건강, 친구, 정직이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그것들을 모두 떨어뜨리지 않고 성공적으로 저글링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일'이 고무로 된 공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걸 떨어뜨리면 도로 튀어 오를 것이다. 하지만 다른 네 개의 공, 즉 가족, 건강, 친구, 정직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그걸 떨어뜨리면 돌이킬 수 없이 흠이 나고, 이가 나가거나, 심지어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다." (P111)  

중심을 잡는 것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일과 개인적 삶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과 각각의 시간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다. (중략)
직업적인 성공에서 중요한 것은 (중략)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다. (중략)
개인적 삶에서는 무엇보다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략)
'삶을 즐기고 싶다면' 이중 하나도 놓쳐선 안된다. (P109)

그러다가 생각난 것이 영화 '사랑의 블랙홀'과 '엣지 오브 투모로우'였다. 단 하나의 행동만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처럼 각 단계 혹은 미션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도미노처럼 저절로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리셋되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직장인이고, 가장이며, 중년이고, 운동을 좋아하는 남자다. 하나의 목표만 내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의 블랙홀'의 주인공(톰 행크스)은 매일 비싼 돈을 주고 피아노 과외를 받는다. 매일 반복되고, 돈도 매일 채워지니 주인공은 최고급 교사에게 피아노를 2시간 동안 집중해서 연습하니까, 나중에는 하루 만에 어려운 곡을 배우는 셈이 되었다. 이밖에도 주변의 분쟁, 불우이웃 문제도 여러 가지 시도 끝에 어느덧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자가 된 것이다. 

내 생활은 도미노 처럼 하나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을 신경 써야 한다. 어떤 것은 무시하고 가야 하고 어떤 것은 전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핵심을 향해 다가가야 쉽게 풀린다. 그 과정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공부와 경험 모두 소중한 것이다. 다행히도 내게는 외형적으로는 비슷한 하루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내게 주어진 24시간 중 바꿀기 어려운 17시간 (수면과 직장생활)이 있다면 나머지 7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변화를 줘보는 것이다. 첫 번째 도미노이자 관성력인 새벽 운동은 이제는 쓰러뜨리기가 조금 쉽다. 

다음 단계인 독서 시간, 가족과의 시간, 글쓰는 시간을 늘려보려고 한다. 이 도미노들은 아직 관성력을 크게 느끼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축적되면 쓰러뜨리는 데는 적은 노력이 들것이고, 이후에는 꽤 강력한 관성력으로 내가 바라고 있는 삶의 방향으로 속도를 내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책은 현실의 복잡함 속에서 목표설정과 우선순위 선정 과 실천항목에서 방황하기 쉬운 우리들에게 단순한 해법을 제시한다. 알렉산더가 고르디우스 매듭을 잘라내고, 콜롬부스가 달걀을 깨트려 세우는 것처럼 단호함과 단순함으로 결론을 냈다.

이는 문제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단일수도 있다. 다만 삶과 현실의 복잡성에서 제대로 적용할 것에 대해서는 각자의 응용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삶의 균형도 필요하고, 저글링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어나갈 자신만의 한가지 원칙은 세우면서 살아가는 것이 편하다. 저자는 단순함은 복잡함을 이긴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