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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독서

<자기결정> - 페터 비에리

이번 달 독서모임 책이라서 읽었는데, 무언가 느낌도 오지 않고 멍하다. 이 책을 지은 페터 비에리가 또 다른 책들은 무엇을 지었는지 확인해보니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도 지었다고 한다. 많이 들어보았지만, 영화로 보거나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저렴한 가격이라서 하룻밤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았다. 그러고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영화평 검색을 해보았더니, 대체적으로 비슷하고 크게 와닿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리뷰한 것에서는 좀 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영화의 한계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기 결정>은 얇지만 쉽지 않은 책이다. 읽고 나서 밑줄 친 부분을 다시 메모장에 옮겨보면서 다시 읽어 보아도 쉽지 않다. 40년 넘게 책과 문서를 봐왔으니 이해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재미가 없어서인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1장 : 자기 결정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2장 : 자기 인식은 왜 중요한가?
3장 : 문화적 정체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모두 3장으로 되어있지만 연계 측면에서 이해가 어렵다. 부분적인 글 자체는 이해가 이 책의 의미가 잡히지 않는다. 그냥 순서대로 책의 내용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1장 : 자기 결정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의지와 경험이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삶의 역사라는 바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삶의 역사가 주는 조건에 의해 제약이 되어야 합니다
. 그러한 자기 결정권이 있다고 할 때, 자기 결정권은 그러한 선제 조건들로 이루어진 인과관계적 삶이 흘러온 틀 안에서의 영향력으로만 존재합니다. - P012


그런데 스스로에게 묻는다는 것, 스스로를 이해한다는 것, 변화한다는 것, 이것들은 과연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이는 말과 큰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정확한 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중략)
확실하다고 믿어오던 것들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증거를 찾아가는 동안 나는 그 확신들이 변화할 수 있는 내적 과정의 문을 열게 됩니다. 이 과정이 충분히 반복되면 내 의견의 총합이 완전히 탈바꿈하여 결과적으로 생각의 정체성이 변화하게 됩니다. 때문에 중요한 일을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명백히 밝히는 과정이 자기 결정의 한 행위인 것이지요. -P018

언어로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혼란스러운 느낌들은 감정적 확신으로 변화합니다. 이것을 일반화해본다면, 경험을 나타내는 우리의 언어가 세분화될수록 경험 자체도 세분화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감정교육(Education sentimentale)'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 P022

일단 인식된 경험을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의식되지 못한 것을 의식화하는 것, 이 두 가지 방법은 우리가 언어적 발현을 통해 우리의 감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기 결정의 적용 범위를 내면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P023

우리가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작업할 때 언어는 또 다른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바로 기억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요. - P024

이야기하기에서 그 중력의 구심점이 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즉 나에게 경험된 과거의 이야기를 할 때 그 이야기는 전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지요. 이러한 이야기하기는 절대로 사실 그대로의 중립적인 묘사가 되지 못합니다. 나의 이야기는 선택적이며 평가적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아상에 부합하도록 편집되어 있으니까요. - P024

기억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잊고 싶다고 해서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기억하는 존재로서의 우리는 자기 결정적 존재가 아닙니다.  자기 결정적 존재가 되려면 일단 이해하는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즉 기억이 휘두르는 힘과 끈질김을 우리의 정신적 정체성의 표현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나면 기억은 더 이상 외부 이물질이 아니게 되어 적군으로서의 공격을 멈추게 되는 것입니다. - P026

자신의 삶에 대해 주체가 되려면 제약적이지만 역사적인 바탕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인식은 언어를 통해 좀 더 상세하게 분화되고 정의될 수 있다. 알고 있던 것은 좀 더 명확하고 세분화된 경험과 지식으로, 막연한 느낌은 언어를 통해 감정의 명확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언어는 기억을 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런 말들은 공감이 된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기억은 매번 느낌의 변화에 따라 강도와 색깔이 변할수 있다. 세분화되고 명확하게 정의된 언어를 통해 정확한 의식(감정)으로 기억되는 것을 도와준다. 그것의 한계는 명확하게 개인의 경험치에서 한계를 갖지만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2장 : 자기 인식은 왜 중요한가?

막스 프리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아닌지조차 알지 못한다" (중략) 

다시 풀이하면 자신이 누구인지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뜻입니다. - P055 

우리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실이나 가장 적절한 이야기를 찾아야 하는 동기는 무엇일까요? 자기 인식은 어째서 값진 것일까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중 한 가지 이유는 우리의 삶과 감정이 더 이상 서로 맞지 않을 때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새로이 보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P065

또 다른 이유는 자기 인식이 자기 결정적 삶이라는 이상에 대해 의미하는 바에 있습니다. 자기 결정은 외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 경우 행동의 자유를 뜻하게 됩니다. 반면, 내적으로 해석될 때는 사고와 경험과 의지에 있어서 내가 되고 싶은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뜻합니다. - P067

자신을 안다는 것은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떠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 그 두 가지 사이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그사람에게 투사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꿰뚫어 보는 것이지요. - P070

자기 인식이란 자신의 현재 모습이 자신의 감정과 맞지 않을때 행동과 사고의 자유를 통해서 자신이 되고 싶은 상태로 존재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객관적인 그리고 상대적인 생각을 이해하지만 자신만의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3장 : 문화적 정체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자신이 받은 맹목적 영향에 어떤 것이 있는지 눈앞에 떠올려보고 그것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하는 법을 배우며, 깊숙이 숨겨져 있던 인간에 대한 생각과 자신에 대한 시작을 의식 위로 끌어올립니다. 이렇게 인식된 대안을 통해 마침내 이렇게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에 이르게 되지요.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나 개인적으로는, 존엄성과 자유가 있는 삶 속에서 나는 다른 방식이 아닌 내가 보는 바로 그 방식으로 이해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지구상 어느 땅에 살든 자신만의 문화적 정체성을 이뤄낸 것입니다. - P087


P090
우리는 도덕적 정체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이 역사적 조건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동시에 상대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가진 확신의 진정성이 상실되기 때문입니다. 필요하면 폭력을 써서라도 개입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 갈등에서 연유합니다. 이것은 문화적 정체성에 있어서 죽음을 의미하지요.

P096
문화적 공간 속에서 우리는 자기 결정, 존엄성, 도덕적 경험 등에 대해 많은 것들을 듣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자기 안의 것들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비록 풍부한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아직 교양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입니다.

P097
문화적 정체성은 고정되거나 최종적인 것이 아닙니다. 문화적 존재에 있어 특별한 점은 그 자신이 항상 새롭게 화두가 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누구이며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바르게 이해된 교양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독립적인 판단과 행동이지만, 집단/사회에서의 자기 결정은 주체성을 가지게 되며, 이것은 폭력적인 개입까지도 결심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지식적인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내야 교양의 단계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고정되거나 최종적인 것이 아닌 새롭게 계속 문화적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교양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돌아가서 주인공인 그레고리우스가 일상적인 삶을 떨치고, 야간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듯이 우리도 틀에 박힌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인생을 결정하는 극적인 순간은 종종 놀라울 정도로 사소하다" 라는 말처럼 일상에서 감각을 잃지 말라고 내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