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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설레임

40년 친구들과 광양군 매화마을 여행

지난 2월말 오랜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갑자기 봄놀이 벙개가 추진되었다. 친구들이 퇴직이후 시간 여유가 있어서인지 놀러가자는데 엄청 적극적이다. 결국 퇴직자 3명과 매일 한가한 나를 포함 4명이 3/11 ~ 3/12 동안 1박2일로 광양 매화꽃 축제를 다녀왔다.  

진하가 이번에도 여행기간 내내 운전을 해주기로 했으니 편안한 여행이 되었고, 성장판에서 몇 번 얼굴을 뵈었던 광양의 김영균님에게 연락을 드려서 숙소를 쉽게 예약했다. (감사합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잘 쉬고 왔습니다.)

이른 아침에 진하집에서 7시 출발해서 정안알밤 휴게소에 9시반에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12:30에 광양에 도착하여 '황금재첩식당'에서 재첩회, 재첩전, 재첩국... 정식을 먹었다. 배가 고파서인지 많이 먹었지만, 저녁에는 더 맛난 집에서 먹었다.

이후 매화마을까지는 차가 밀려서 중간 하동 고등학교에 차를 세우고 한시간 정도를 걸어갔다. 매화도 많았지만, 사람도 엄청 많았다. 차가 제일 많았던 것 같다. 섬진강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와 나오는 차가 너무 많아 움직이지 않았다.

꽃구경도 했지만, 우리 팀의 공식 사진사인 은석 덕분에 인물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열심히 우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준 은석이의 얼굴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다. 

매화마을 구경을 마쳤지만, 걸었던 시간이 길어서 다소 지쳤다. 김영균님이 소개해주신 섬진강 하구의 '계림횟집'으로 가서 저녁식사와 더불어 술을 마셨다. 메뉴도 간단했다. 사장님 추천대로 '재첩회정식'을 주문했다.

밑반찬도 많았지만, 메인 메뉴가 나올 무렵에 한번 더 깔아주셨다. 모든 음식들이 신선하고 맛이 좋아서 이구동성 칭찬들이 넘쳤다. 사장님 제안처럼 추가로 안주를 주문할 필요없이 밑반찬으로 좋은 안주가 되었지만, 죄송해서 추가 주문을 했다.

김영균님 가족들이 운영하는'매화랜드'에 와서 짐을 풀고 2차로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은석이의 새로운 시도들을 들었고, 호걸이의 고민을 같이 의논했고, 진하는 이를 부드럽게 조율해줬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지만, 우리가 함께 보내온 40년은 이런 것들마저 즐거움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늙으시고, 돌아가신 부모님과 걱정되는 아이들 이야기. 평생 열심히 살아왔던 우리의 직장생활까지 가감없이 나누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평소처럼 혼자 일어났다. 숙소 뒤쪽 백운산 방향으로 올라가니 섬진강 넘어 지리산의 멋진 모습이 나온다. 구름이 많아서 일출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은은한 구름이 조용한 남도의 강과 산을 감싸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은석이가 나와있었다. 같이 숙소 근처의 매화꽃나무에서 사진을 찍고, 몇가지 사진 기법도 배웠다. 겨울여행처럼 이번 봄여행에서도 은석이와 이른 아침 사진촬영의 즐거움을 같이 누릴수 있어 좋았다. 

돌아오는 날 아침에 화엄사 홍매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화엄사 입구에서 차가 밀려서 우리는 전날처럼 차를 세우고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은 가벼운 산행을 하듯 기분좋게 걸었다.

화엄사의 홍매화는 예뻤지만, 비가 갑자기 많이 내려서 커피 한잔 뽑아서 처마 마루에 앉았다. 깊은 산속의 사찰의 아름다움, 나무의 새싹과 매화꽃, 거센 빗소리, 옆에 있는 친한 친구들이 있는 순간이 참 좋았다.

영하의 기온인 노고단 휴게소를 거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역시나 밀렸다. 진하가 마지막 휴게소를 지나서 연속 6시간 운전을 했다. 정말 많이 고생했다. 진하 집앞에서 저녁식사겸 막걸리 한잔 하고 헤어졌다.

주말을 이용해서 먼거리를 갔다왔기에 힘이 들었다. 다음번엔 평일을 이용해 계획을 세워야겠다. 다음번엔 내가 운전을 하던가 해야지 진하가 너무 고생이 많았다. 은석이가 멋진 사진을 많이 찍어줘서 블로그에 많이 올렸다.

꽃구경 여행을 갔지만, 친구들과 지낸 순간들이 더 많이 기억난다. 여름에는 어떤 여행을 갈까 벌써 기대된다. 그런데 해외여행도 생각하던것 같던데, 그건 내가 따라가기가 좀 벅찬데... 고민이다. 

틈날때마다 이리저리 꽃과 나무를 찍었는데, 날씨 탓인지, 실력 탓인지 결과는 좀 아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