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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설레임

남해군 창선도 캠핑 여행

올해 여름휴가도 예년과 변함없이 늦게 다녀왔다. 아내의 사업은 여름에 가장 바쁜 시기라서, 여름 내내 주말에 나도 투입돼서 창고 정리를 도와야 했다. 그리고 여름휴가철이 끝나면 아내의 사업은 한숨을 돌리고, 비수기로 돌아서면서 둘은 시간을 내서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다.

올해부터 아내와 단둘이 지내고 있었기에 둘만의 캠핑을 2달에 한번 정도씩 다녀오기로 했었다. 캠핑은 2박 3일은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간이 길어져도 우리는 편안한 마음이 되는 경지에 다다랐다. 간단히 해 먹는 식사, 가져간 책들, 낮잠, 불멍과 커피, 숲 속 산책, 관광지 및 식당, 카페 돌아다니기 등등 시간은 항상 부족했었다.

시간이 아까워서 2박 3일짜리 캠핑은 경기도 권역에서 지냈지만, 이번 휴가 때는 3박 4일로 남해를 다녀오기로 했다. 나야 4박, 5박도 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매일매일 매출이 중요한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이고, 직원들과 휴가 기간의 형평성도 있어야 했다. 

9/5(일) 아침 남해군의 창선도의 버드하우스 캠핑장으로 출발했다. 일요일 아침이라 하행선은 붐비지 않았고, 우리 부부의 주특기인 휴게소 많이 들러서, 화장실 많이 가기, 소떡/어묵/오징어/커피 사 먹기를 하면서 천천히 내려갔다. 최근 몇 년 만에 4시간 이상 운전을 했다. 

휴게소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아주 내리다 말다 하고 있었다. 예전에 비가 많이 내릴 때도, 추울 때도, 더울 때도 캠핑을 해봐서인지 아내도 나도 여유 있는 마음으로 타프와 텐트를 설치했다. 특히 아내는 의자에 앉아서 편안히 쉬고 있었다. (그게 내 마음이 더 편했다)

첫날부터 3일간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기에 관광을 하기에는 불편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종일 텐트에서 지낼 수도 있는 마음이었기에 큰 불편은 없었다. 평소에도 낮잠 자기를 즐기고, 아내는 처리할 일도 조금 있고, 읽을 수 있는 책도 각각 2권씩 있었다.

비가 내리면 빨래는 안으로, 업무모드로 태세전환
비가 올때는 책읽다, 자다가 하면 된다.
간단하게 해먹는 음식도 편하고 좋다

다만 좀 아까운 기회니까, 3일 차에는 날이 흐리고 소나기가 이따금 내리더라도 돌아다니기로 했다. 보리암, 독일마을, 전망대, 미국마을, 다랭이마을 등을 씩씩하게 돌아다녔다. 날이 맑았으면 보리암과 남해 금산 등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독일마을 맛집의 브런치도 아주 많이 맛나게 먹었고, 저녁식사로 보물선 횟집도 손님이 뜸한데도 회가 신선하고 맛있었다. 보통의 경우 비싼 식사를 먹고 나면 아내는 돈이 아깝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날은 그런 소리가 없었다. 어제 못 돌아다닌 것이 아쉬웠나 생각해본다.

보리암과 남해금산 : 날이 흐려 아쉽다
독일마을 브런치카페와 선물가게. 사람이 없어 참 좋았다
독일마을 브런치와 간식(?) 배불리 먹었다
미국마을 근처 해변이 조용하다

 

다랭이마을은 사람이 조금씩 많아졌다.
스카이워크 전망대 : 무서워서 이용하지 못했다.
창선면 보물선 횟집 : 제일 비싸게 먹은 식사

셋째 날 다니면서 멋진 풍광을 많이 보았고, 맛난 음식도 먹었지만 나는 매일 새벽에 창선도에서 사천면으로 창선대교-늑도대교-초양대교-삼천포대교를 왕복하면서 멋진 새벽 풍광을 많이 보았다. 대교가 높아서 언덕길 효과로 몸이 피곤해졌지만, 아름다운 길이라는 상에 어울리는 멋진 조깅로였다.

새벽조깅시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들
일출을 보기 위해서 조금 늦게 나갔지만, 흐려서 볼수 없었다.

셋째 날 편백나무 자연휴양림을 갔지만, 휴일이라서 돌아오는 날 일찍 짐을 꾸려서 휴양림으로 갔다. 원산지가 일본이라는 편백나무는 지역 특산물로 자리를 잡았고, 휴양림에도 몇십만 그루의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등이 있었다. 아내가 숲 속 산책을 좋아해서 같이 한 시간 가량 걸었다.

그리고 남해만의 특산 음식을 먹고 싶어서 아내에게 검색을 부탁해서 한 곳을 찾아갔다. 맛도 좋고, 특히 가성비가 으뜸이다. 잘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배말칼국수, 톳김밥, 꼬막비빔국수

참, 우리가 지냈던 버드하우스 캠핑장은 폐교를 새로 단정한 곳이다. 네이버 평점도 높다. 커플들이 와서 지내기도 좋은 아기자기한 사이트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서각 체험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매일 저녁 장작을 무료로 준다. 보통의 경우 만원 정도 하는 분량이다. 

주인분도 친절하고 부지런하여 지내기에 참 좋았다. 아기자기하게 여러 장식들과 소품 등이 많아서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곳이다. 다만 폐교인 만큼 일부분 낡은 시설들은 감수해야 한다. 멀리 남해까지 가서 좋은 캠핑장에서 잘 쉬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