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수명을 늘리는 혁신적인 새로운 요법을 발견했다. 기억력도 강화하고 창의력도 더 높여 준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한다. 몸매를 더 날씬하게 유지하고 식욕도 줄여 준다. 암과 치매도 예방한다. 감기와 독감도 막아 준다. 심장 마비와 뇌졸중, 당뇨병 위험도 줄여 준다. 행복한 기분은 높이고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은 줄여준다. 관심이 가는지? (P159)
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었는데, 내 맘에 쏙 들었다. 피상적으로 잘못 알고 있던 것에서 구체적 정보를 얻는 것도 많았다. 그러나 어렵게 완독 했다. 첫째 5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절대 시간이 필요했다. 둘째가 더 힘들었는데 이 책의 저자 서문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용에 공감을 하면 할수록 흥미보다는 잠이 더 쏟아졌다.
한 만디만 더 하고서 서문을 마치기로 하자. 일종의 포기 선언인데, 다른 대부분의 저자들과 달리 나는 독자가 이 책을 읽다가 졸음이 와서 잠에 빠져든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의 주제와 내용을 고려할 때, 나는 독자가 그런 행동을 하기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바다. 잠과 기억의 관계에 관해 내가 아는 바를 토대로 판단하자면, 독자가 잠이 든다는 것을 내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머릿속에 통합하고 기억하려는 충동을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니, 나로서는 가장 큰 찬사를 받는 셈이니까.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동안 의식의 흐름이 출렁이는 대로 마음껏 의식의 안팎을 오가시라. 나는 전혀 기분이 상하지 않을 것이다. 정반대로, 기뻐할 것이다. (P024)
우리가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2가지 이유(압력) 때문이라고 한다. 하나는 우리 몸(뇌)에 깊숙이 자리한 24시간 주기의 체내 시계의 영향이고, 다른 것은 일상 활동을 통해 점차적으로 쌓여가는 수면 압력(노폐물) 때문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 24시간 주기의 체내시계는 정확하게는 조금 더 길다고 한다. 평균 생체주기는 24시간 15분인데, 젊은 사람들이 좀 더 길다고 한다. 아마 그래서 우리 자녀들이 밤늦게 잠을 안 자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침야활을 하는 경우에는 삶의 활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효율적인 수면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2개의 수면주기를 일치시키면 깊은 수면이 가능하고, 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해외 여행객이나 항공기 승무원처럼 규칙적인 수면 패턴과 깊은 수면이 부족하기 쉬운 경우 학습과 기억 (특히 단기 기억) 능력이 저하된다고 한다.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뉘는데, 비렘수면은 다시 깊은 수면과 얇은 수면으로 나뉜다고 한다. 먼저 깊은 비렘수면은 낮동안 해마로 임시 저장된 정보들을 전두엽으로 느린 뇌파를 통해 영구 기억으로 저장한다고 한다. 실험에 의하면 깊은 비렘수면을 겪지 못할 경우, 학습 후 기억력은 상당히 저하된다고 한다. 인과관계가 형성된다고 한다. 알츠하이머는 깊은 비렘수면의 부족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깊은 비렘수면은 예방에는 도움이 되는 실험 결과가 있다고 한다.
렘수면은 창의력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낮에는 외부에서 수없이 유입되는 정보들로 바쁘지만, 렘수면 상태에서는 기존의 저장되어 있는 정보들을 이리저리 연결하는 기능을 하다 보면, 우리가 미처 예상(?) 하지 못한 창의력의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꿈이란 영혼의 활동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단순히 렘수면 뇌 활동들의 부산물일 수도 있다고 추측한다.
작가은 유인원의 진화과정과 수면과 연계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두뇌의 크기 발달로 기억력과 사고능력의 향상이 이루어지고, 이는 같은 시간 내에서도 깊은 수면으로 뇌를 보수해줘야 하는데(포유동물들 수면시간은 천차만별), 그에 따라 밤에 안전이 필요했다고 한다. 나무에서 내려와 바닥에서 자는 보행성 유인원(호모 에렉투스)은 수면 도중 위험상황 시 신체를 바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는데, 모닥불을 통해 안전을 확보했다고 한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렘수면과도 상관이 되는 것이다.
다른 영장류들과 인류를 구분하는 특징이 적어도 두 가지 있다. 나는 잠, 특히 다른 모든 포유동물보다 우리가 더 높은 비율로 지닌 렘수면이 그 두 특징을 우리에게 바람직한 쪽으로 빚어왔다고 본다 (1) 우리의 사회문화적 복잡성 수준과 (2) 인지 기능이다. 렘수면, 그리고 꿈꾸기 자체는 이 인간의 두 형질을 함양한다. 이 두 특징 중 첫 번째를 말하자면, 우리는 렘수면이 사람 뇌의 정서 회로를 절묘하게 재조정하고 미세하게 조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능력에 비추어볼 때, 렘수면은 처음에 원초적이었던 우리 감정들의 풍부함과 이성적인 통제를 강화해 왔을 것이다. 나는 호모 사피엔스를 주요 측면들에서 다른 모든 종들을 지배하는 종으로 급속히 부상시키는 데 이 변화가 대단히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련다. (P114)
작가는 수면과 우리 뇌의 활동에 대해 굉장히 넓은 연관성을 제시하였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청소년이 되기까지 비렘수면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다가(기억의 규모를 키우는 것) 청소년기 이후 줄어드는 것을(기억의 활용과 효율화) 추론하였다. 노화가 진행되며 깊은 비렘수면의 저하와 전두엽의 퇴화가 같이 진행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 배운 많은 내용 중 몇 가지를 추려본다. 수면 부족은 기억력의 감퇴로 학습능력(육체적인 학습능력 포함)의 저하를 일으키고, 감정관리가 안되며(지나치게 슬프거나 기쁘거나 흥분하는 경향),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고, 인슐린에 반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당뇨의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식이조절을 하는 렙틴과 그렐린의 농도를 역으로 만들어 식욕을 증가시켜 비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잠자기 전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깊은 비렘수면이 줄어든다. 운동 빈도가 늘어날수록 깊은 비렘수면이 늘어난다.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아주 나쁘게 만든다. 그래서 알코올 중독자들 중에 깨어있는 상태에서 렘수면처럼 환각을 보기도 한다. 커피의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저녁에는 커피를 마시는 것은 한밤중까지 잠을 못 자는 이유가 된다. 수면제는 잠이 드는 시간을 당기는데 도움이 되지만, 수면의 질을 개선하지는 못한다.
잠자기 전 화면을 쳐다보면 멜라토닌의 분비 지연으로 잠드는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 잠잘 때는 심장의 온도가 1도 정도 떨어지면 좋다. 그래서 목욕 후 열의 발산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자리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노인들 초저녁 수면욕구를 개선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오후에 햇볕을 쬐는 것이다.(오전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나가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수면상태가 측정되는 스마트와치로 측정을 해보았다. 평소 수면 계획은 10시부터 5시까지 7시간을 자는 것이다. 실제 측정된 값은 수면시간은 충분하지만, 렘수면 및 깊은 비렘수면 모두 조금씩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인 것이지만 기기에서 권장하는 수면시간은 렘수면은 20% 정도이고 깊은 비렘수면은 10% 정도 같았다. 이전에는 몰랐지만, 그 이후부터는 특히 깊은 비렘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신경이 쓰였다.
나는 예전 직장생활 내내 별일 없으면 6시간 정도 잠을 자려고 했다. 실제 그보다는 부족한 경우가 꽤 많았다. 점심시간 낮잠과 출퇴근 쪽잠으로 보충을 했다. 그것이 보통이며, 평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늘 좀 더 자고 싶었다. 의사들이 잠은 7~9시간을 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5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 40시간(52시간) 근무제가 정착이 된 지 2년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최소 6시간을 자려고 노력했었다. 새벽 운동(자출)을 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고, 따라서 일찍 자야 했다. 하지만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취침시간은 조금씩 늦어졌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저자가 권장하는 최소 7시간 이상을 자려고 노력 중이며, 수면효과는 금방 나타나는 것 같다. 플라세보 효과일 수도 있지만, 충분한 수면 뒤의 개운함은 대다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 자신의 수면이 부족한지, 충분한지는 자신이 잘 알 것이다. 내가 집중이 되고 있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지? 본인이 잘 모르겠다면 대다수 부족한 것이다. 그래도 말해줘도 긴가민가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래의 질문을 생각해보면 된다.
첫째,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에 다시 잠이 들 수 있는가? 답이 <예>라면, 수면의 양 그리고(또는) 질이 미흡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정오가 되기 전에 카페인 없이도 심신이 최적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가? 답이 <아니오>라면,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서 자가 처방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P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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