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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아름다움

바른생활로 돌아가는 방법

지난주 내내 코로나로 집안에 있다가 요번 주 화요일부터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기침은 나와서 조금 불안하지만, 특별히 몸이 아프지 않아서, 일주일째 자전거를 타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아내의 사업 지원, 장마, 부상,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자전거를 못 탔는데, 이제부터는 마음 편히 탈 수 있다.

오늘 새벽 자전거를 타고 한강 잠실 선착장을 다녀왔다. 발표자료를 준비하느라 어제 늦게 잠이 들어서인지 새벽에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기 힘들었지만, 스트레칭부터 천천히 순서대로 몸을 깨웠다. 평소보다 40분이 늦었지만, 밖은 아직 후레쉬가 필요할 정도로 약간 어두웠다.

장마의 수해로 탄천 자전거도로는 군데군데 상했지만, 청소를 시작으로 많이 복구되고 있다. 오히려 탄천까지 나가는 지류의 땅이 흙으로 쌓여서 자전거 타기가 많이 불편하다. 용인, 분당, 서울을 돌아다녀보니 서울이 가장 좋고, 분당 피해가 가장 크다. 인재일까 천재일까 궁금하다.

금방 낡은 밝아오고, 잠실 선착장에 도착하여 편의점을 가보니, 8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한다. 그냥 바로 돌아서 온다. 물이라도 좀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 햇볕도 강하지 않아서 체온이 올라가지 않았다. 사진을 많이 찍을 때와 비교해보니 풍광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맥모닝을 샀다. 일요일 8시도 되기 전에 아내에게 아침을 해달라고 하면 쫓겨날 수도 있기에 아내 몫까지 사서 집으로 왔다. 곧바로 샤워 후에 부리나케 소시지 맥모닝을 먹으면서 일요일 아침 줌 미팅에 참여했다.  이 모임도 거의 2~3개월 만에 참여를 한다. 감개무량하다.

각자 준비해온 자료를 발표하고, 질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니 참 좋다. 준비할 때는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속도 시원하다. 편안하게 준비해도 되지만,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모임이다. 준비해주시는 분들이 정성이 있어서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된다.

3개월의 공백 후 일상의 복귀는 어려운 점도 있었다. 책을 읽은 것이 잘 안 되었다. 내용 파악이 안 되고, 신경이 산만해졌다. 회사 업무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도 있었다. 이럴 때는 반복의 힘이 필요하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을 반복해서 읽고, 업무를 반복해서 메모하고, 집안일과 생각 등을 글로 남기는 것이 필요했다.

노트와 만년필을 새로 샀다. 머리를 깨우는 데는 손의 도움이 크다. 업무 내용은 세부내용까지 반복해서 쓰고, 개인 생각과 할 일들도 메모를 해놓으면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단 손으로 쓰고 있을 때는 산만했던 머릿속이 차분해진다. 타이핑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것이 내 방법이지만, 이렇게 색다른 시도는 좋다고 생각된다.

 정신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었다. 주변의 정리정돈과 청소였다. 막내의 방학생활, 코로나로 인한 격리로 집안이 답답해졌다. 나 역시 코로나 격리로 집안은 답답해졌다.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하기보다, 깨끗한 집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소(정리정돈)를 할 때 나름의 비결(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곳부터 정리를 하는 것이다. 거실의 식탁 겸 테이블을 정리했다. 물건을 하나도 놓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곽휴지통 하나만 놔두고 모두 치웠다. 그다음은 뒤의 책장을 정리했다. 가로로 놓인 책은 모두 정리했다.

두 번째는 단계 단계로 진행하는 것이다. 테이블에 있던 물건들은 다른 곳으로 보냈다. 다음번에 다른 곳으로 보내진 물건들은 아마도 다시 테이블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버리거나 수납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된다. 최종적으로는 수납한 공간인 베란다나 벽장을 정리할 텐데, 그때 대다수 다시 버려지게 될 것이다.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방법으로 운동, 독서, 청소, 메모를 생각해보았다. 서로 간에 도움을 주는 좋은 습관이라 생각한다. 중년을 지나 장년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이런 생활이 새로운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생활의 루틴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이룰 것이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