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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독서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나는 돈의 값어치가 있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돈은 측정(평가)의 단위이지 그 자체로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이해가 어려웠지만, 결국 그것이 금리라고 한다

가령 한 달 뒤 100달러와 바꿀 수 있는 어음을 오늘 은행에서 98달러에 샀다고 해보자. 이런 거래를 하는 이유는 한 달 동안 기다렸다가 그동안 불어나는 2달러를 얻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이를 '화폐의 시간 가치'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기다리는 시간으로부터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다리는 대가로 돈을 받는 셈이다.  - P036

그런데 돈의 계급(계층)도 있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레이어드 머니라고 하는 독특한(?) 관점으로 화폐를 이해하니까 암호화폐의 편리함과 필요성이 더욱 실감 난다.

통화제도는 언제 어디서나 위계 구조를 보인다 - 메리 멀링 (보스턴대학교 경제학 교수) - P022

그 당시 기축통화였던 플로린 금화와 피보나치의 혁신적인 대차대조표 발명으로 인해, 플로린 금화와 환어음 사이의 2단계 화폐가 작동하는 새로운 통화 시스템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화폐의 계층구조와 대차대조표를 책에서 쉽게 설명해준다. 이후 신용의 정점인 제1 계층 화폐가 무엇인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지만 금화를 시작으로 회계시스템과 함께 화폐의 유통시스템은 발전했다. 

본격적으로 영국 중앙은행이 탄생하였고, 민간 은행과의 역할분담에 따라 화폐의 계층구조가 확실하게 발전했다. 

피라미드 축소는 뱅크런이라 부르는 현금화 요구로 이어지며 결국 금융위기가 찾아온다. 이 같은 위기는 통화 피라미드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낮은 계층 화폐를 보유한 사람은 더 우월하고 높은 계층의 화폐를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인다. - P032

’은행 지급준비금의 최종 보유자는 위기 시 양호한 증권을 제시하는 모든 이에게 돈을 신속하고 아낌없이 지속적으로 빌려줘야 한다.’ ’화폐 창출 능력에는 책임감이 따르며 필요한 경우 통화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 - P056~057

중앙은행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발전하였다. 현재의 모습이자 가장 발전된 모습은 FED이다. 최초 금이 제1 계층이었다가 이젠 미국채가 제1 계층 화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채는 5조 3천 달러라고 하는데, 파생상품은 11조 달러에 달한다. 중간중간 신뢰와 유동성 붕괴 위기를 겪으면서 무제한 달러 공급(부채 증가)을 하고 있지만, 이런 신용 버블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미 연준의 총자산은 8조 3천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미국채가 5조 3천억 달러로 64.5%, 주택담보 대출채권이 약 2조 4천억 달러로 29%다. 이 두 가지 채권을 합하면 7조 7천억 달러로 미 연준 전체 자산의 93.6%에 이른다 참고로 금은 110억 달러로 연준 전체 자산의 0.13%에 불과하다. 금이 퇴장하면서 달러 시스템은 마침내 금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났다. 달러를 무제한 발행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법정 금준비율에 묶여있던 1930년대의 무력한 연준의 모습은 과거로 사라졌다. 미국채라는 마법봉을 휘두르게 된 연준은 이제 버블이 발생하면 더 큰 버블을 만들어서 위기를 잠재우는 극상승 스킬을 구사할 수 있다. 미국채를 정점으로 한 통화 피라미드가 완성되면서 모은 돈은 누군가의 빚으로만 존재하게 됐다. 빚으로 갚는 구조는 영생의 묘약이 될 수 있을까. -P080

미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지만, 결국 무언가 대체되고 다채로운 대안이 떠오를 것이다. 중국의 위안화, 유럽의 유로 등도 좋은 대안이지만, 현재로서는 아류가 될 것 같다. 

미국 국채 혹은 미국 달러를 보유하는 것은 안전하지만, 가치 하락까지 막을 수 있을까? 아니면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다른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암호화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더 이상 신용을 위해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특정 국가의 이권에 좌우되지 않고 화폐가치를 보존하면서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비트코인은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 전통 화폐제도의 근본 문제는 이 통화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신뢰에 있다.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중앙은행을 신뢰해야 하지만 법정통화의 역사는 온통 신뢰의 파기로 얼룩져 있다. 우리가 돈을 보유하고 전자 방식으로 이체하려면 은행을 신뢰해야 하지만 은행은 신용 버블이 커질 때 우리 자금으로 대출을 실행하며 극히 일부분만 준비금을 확보하고 있다.’ - P117

비트코인은 초창기에는 범죄수익의 거래에 활용되었지만, 블록체인의 영구적 기록과 현재의 추적기술의 발달로 탈세나 범죄에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10분 간격으로 제한된 거래체결 기록만을 하기에 전 세계 화폐로서 활용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는 디지털 금과 같은 성격이라고 규정하면 해결된다고 한다.

즉 비트코인 은행을 이용해서 다른 화폐와 연동을 하거나, 거래가 쉬운 스테이블 코인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제일 큰 장점은 비 재량적 화폐량 변화다. 그래서 더욱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

사토시는 인간의 능력으로 비트코인 공급 알고리즘이 바뀌지 않는 비 재량적 통화정책을 발명한 것이다. ‘경외할 만한 통화정책 혁신에 대한 일치된 합의'라는 비트코인의 장점이 사회적으로 인식되면서 비트코인 투자 열기는 더욱 확산되었다. 마침내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공급 확대나 가치 절하가 일어나지 않는 화폐인 디지털 금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127

가격 변동이 심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은 금의 전체 싯가의 10% 수준으로 되어 있다. 가치 보존, 운반, 보관, 보안, 활용도가 높은 비트코인은 향후 계속 가치가 상승할 것 같은 개인적 견해다.

이 책을 통해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좀 더 확신을 갖게 되어 좋았다. 이후에 비트코인보다 활용도가 좋은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과 새로운(?) 금융기법인 Defi 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NFT 공부도 필요함을 느낀다.

”유행할 때를 대비해 조금 가지고 있는 것도 괜찮다. 많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예상이 저절로 실현되는 날이 올 것이다.” - 사토시 나카모토 2009년 1월 16일 - P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