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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아름다움

21년 1월을 마치며

회사에서는 가장 바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2개의 신규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바쁜 이벤트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1월부터 3월까지 바쁜 것이지만, 제일 처음 부딪치는 1월이 제일 좌충우돌하게 된다. 준비가 안된 것, 경험 부족인 사람들, 서로 간에 업무의 조율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서 어렵다. 가끔 전화로 목소리도 높아지고, 밤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책도 가장 적게 읽은 한달인 것 같다. 간신히 4권을 읽었고, 오디오북으로 2권을 들었다. 독서 메모는 아예 하지도 못했다. 내게 마음의 안식과 열린 마음을 갖게 하는 기쁜 시간인데, 그만큼 좋은 경험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새해 계획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말부터 시작한 코딩 공부는 아예 10일도 하지 못했다. 매일 한 시간씩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회사에서 교육 수강도 복잡해진 이유도 하나 있고, 코로나로 인해 카페 공부가 안 되는 이유도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좀 심했다. 방법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루틴이 무너지기 너무 쉽다.

영어공부도 양이 많이 줄었다. 매일 단어와 원서 읽기는 그럭저럭 이어가지만,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추운 날씨의 영향과 코로나 재택근무의 영향이 큰 탓이기에 2월부터는 다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밤에 자기 전에 간단히 듣는 쉬운 동영상이나 오디오 파일 등을 구하지 못해서 좀 아쉽다. 주위 영어 선생님들은 쉐도잉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실행 자신감은 없다. 그저 고민 중이다.

그나마 운동은 정상적인 진도를 나가고 있다. 달리기는 목표대비 상향 진행 중이고, 근력운동은 많이 부족하지만, 어깨 통증이 좋아질수록 운동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주말에 달리기 거리를 늘리고 싶고, 장거리 자전거 운동이나, 산행을 하고 싶지만 참고 있다. 몸이 지치면 긴 휴식이 필요하고, 다른 것을 하지 못한다. 당분간은 시간이 부족하다.

체중감량은 뜻대로 전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만족스럽다. 69.4kg으로 시작해서 최고는 1/11일 69.9kg이었고, 최저는 1/20일 67.6kg이었으나, 지금은 68.8kg이다. 그냥 현상유지 같은 생활이지만, 막내딸이 좋아하는 식단을 같이 먹으면서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물론 민진이가 없는 지금 먹는 것을 생각해보니 모두 핑계 같다. 

21년 시작 전에 예상하지 않았던 활동이 2개가 생겼다. 양재 나비 독서모임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고, 봉사자들의 별도 모임이 2주 단위로 있었다. 주제가 있고, 그것을 준비해서 발표하는데, 그것도 의외로 숙제가 되었다. 많이 배우고,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지만, 별도로 시간 투자가 필요했다. 독서 혹은 코딩 시간을 대신 빼내야 했다.

다른 하나는 오픈 카톡방인 정다운방의 소개 발표였다. 별것 아니지만, 그래도 2주에 걸쳐 조금씩 준비해야 했다. 이것도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했다. 결국 2개의 활동으로 인해 코딩 연습은 거의 못했고, 독서 메모도 전혀 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독서시간과 코딩 시간이 둘 다 부족한데, 앞으로 잘해갈지 걱정이다.  

막내 민진이가 2주 전 1/17일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14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고 싶다. 다행히 어젯밤에 첫 전화를 받았다. 우리 부부는 먹먹해지는 목소리를 감추려고 노력했다. 하여간 2주 만에 들었던 아이의 목소리는 우리를 그나마 안심시켰다. 그러나 밤에 잠은 잘 오지 않았고, 아내는 중간중간 깨어서 걱정하는 모양새였다.

군대를 보낸 것 같은 느낌이다. 큰 아이가 2년 동안 기숙학원에서 많은 고생을 했지만, 막내는 무언가 좀 더 불안한 느낌이 든다. 집안에서 항상 막내라는 역할에 익숙해져서 그럴까? 아니면 조금은 섬세하고 여린 성격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내가 막내와는 2년 동안 같이 보낸 시간이 많아서 내가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 큰 것일까?

민진이가 17일 학원으로 가기 전에는 내 루틴이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리곤 민진이가 없는 지금도 루틴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바쁜 회사일과 아내와 새로운 일상을 보내야 한다. 외로운 건지, 그리운 건지 딸들의 부재도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이제는 퇴근 후 혼자 카페로 가면 되지만, 혼자 있는 아내의 일상도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 아내가 외로우면 내게도 문제가 바로 생긴다. 자기 사업을 하느라 바쁜 아내이지만, 그래도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면 좋은데...

“갑작스레 들이닥친 공황장애는 삶의 방식을 마구 뒤흔들어놓아요. 더 이상 이전의 삶과 자신을 그릴 수 없게 만들죠. 물론 이런 일을 겪는 게 좋지는 않죠. 하지만 그 덕분에 모든 일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잖아요. 영적 문제의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어요. 공황장애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거죠.”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10가지 방법> - P.186-187 

21년 새로운 각오로 시도하는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 조금 더 바쁜 일상과 코로나의 영향도 있고, 가족의 변화와 그에 따른 생활의 변화도 있다. 이런 것들은 앞으로도 계속 내게 새로운 풍경처럼 다가올 것이고, 적응해야 할 숙제들이다. 내가 시도하는 것들을 계속해나갈 수 있을까?  2월에는 나아진 루틴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해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결단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을까? 고민하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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