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주는 두 개의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특강 두 개를 들었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모임들이라서 즐겁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각자 특성은 틀리지만 공통점이라면 모두 책에 관계되는 모임이었다.
첫 번째 모임은 성장판 분당/판교 독서모임이었다. 이전에는 강남 모임에 참여했었다. 점차 성장판 참여 인원들이 많아져서 분당지역에서도 독서모임이 신설된 것이다. 책의 제목은 신상목 님이 지은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세계사>였다.
나의 준비는 그다지 충실하지 못했지만, 참석하신 분들과 진지하게 책의 내용과 역사에 대해 토론을 했다. 성장판의 토론은 자유롭지만 진지한 의견, 사려 깊은 운영진과 조금은 난해한 도서 선정으로 모임 참석 후에는 뿌듯한 느낌이 든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대항해시대', '일본의 근대화 과정', '동인도회사' 등에 대해 알게 되었다. <총 균 쇠>에서 이야기한 지리적 여건에 의해 발전 속도의 차등이 이루어졌듯이, 유럽 국가의 동양으로의 해양진출과 동아시아의 정치상황에 따라 극대화 효과가 차등이 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성장판의 독서모임은 약간은 까다롭다. 발제나 에세이를 성실하게 하도록 한다. 성장판을 만든 신정철 작가님은 저서 <메모독서>에서 독서에 대한 메모를 아주 중요시 여긴다. 나도 동감하고 그 효과를 보고 있다. 메모할 때와 안 할 때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낀다. 성장판이 성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역시 메모독서라는 깊게 읽기라고 생각한다.
굳이 좀 더 강조하고 싶다면, 주기적으로 메모 내용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서 형광펜이나 색깔 펜으로 덧칠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나는 메모 독서 이후 형광펜으로 칠하는 과정에서 좀 더 책의 내용이 기억에 남았다. (워낙 잘 잊어버려서 그런 듯하다)
두 번째 모임은 양재 나비 독서모임이었다. 매주 토요일 새벽에 만나는 모임이라서 모두들 부지런하고, 삶에 의욕이 넘치는 분들이 많다. 요번 주는 500회 특집이었다. 11년간 모임을 지속해온 최고의 모임답게 거쳐가신 분들의 변화된 모습이 경이롭다.
일 년에 최소 50권, 10년이면 500권의 책을 읽고,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매주 실천항목을 찾아서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각자 독서모임을 만들어 독립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독서모임이 정말 많다.
실천이 중요하고, 내가 배운 것을 전파하는 모습은 흡사 종교의 전도와 약간 비슷하다. 10년의 역사답게 수많은 작가와 독서모임을 만들어낸 모임에서 또 하나 좋은 것은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저자 특강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 특강이 없는 날에는 조별 우수자 발표, 강구형 대표님의 BES를 통해 잘 정리된 책의 소감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규모가 큰 모임이 아니고서는 얻을 수 없는 배움이다.
이날은 배명숙 작가님의 <거리에서 비즈니스를 배우다, 한남>이라는 책을 주제로 특강을 들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사업의 흥망을 겪다가, 저자본의 온라인 사업을 시작해서 재기에 성공하셨다고 한다.
주요 일중에서 대기업 대표이사님들을 수행하며 세계 주요의 TRIP를 다니다가 그 대표이사들의 인사이트를 배우면서 성장하다가 이제는 그런 경험을 발판으로 컨설팅을 한다고 한다. 사업자의 관점과 소비자의 관점에서 각각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고, '빙의'한 것처럼 자세하게 봐야 비로소 보인다고 한다.
실제 나와는 크게 관련성이 없고, 내가 그런 쪽의 취향이나 재능에도 관련 없어 보이지만, 상가, 건축, 서비스를 바라볼 때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을 얻었다. 누구에게든 일가를 이루는 사람들에게는 감동이 있다.
마지막으로 <스몰스텝>의 저자 박요철 작가님의 '브랜드'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박 작가님이 만든 '스몰스텝' 오픈 카톡방에는 400명이 넘고, 파생된 오픈 방도 16개가 된다. 나도 지금은 7개에 들어가 있다. 다양한 오픈 방이 있어 몇 개 정도는 들어가서 눈팅만 해도 힐링이 되고, 용기를 얻고, 반성을 하게 된다.
'스몰스텝'이라는 작은 습관의 변화로 시작해 자신의 모습을 확립하고 자신의 브랜드까지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에 대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혹은 '될 수 있다'라고 용기를 넣어주셨다. (박 작가님 브런치 https://brunch.co.kr/@aiross/627)
▣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
1) 자신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끌어모은다.
-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자주 하는 것, 스트레스받는 것 등등 모두 정리를 해본다.
(박요철 작가는 세줄 일기로 기록하고 난 후 일정 기간을 수집하신 후 자신에 대해 객관화했다고 한다)
2) 그중에 자신의 가치에 대해 정리한다.
- 자신을 이끌어 가는 힘이 되는 것을 가치(Driving Force)라고 한다.
3) 그 가치를 확장시키고, 심화할 수 있는 실천 항목들을 추진한다.
- 박 작가님은 용기, 소통, 평안으로 대표 가치를 잡아서 13개의 항목을 실천 중이다.
4) 그것들이 각각의 장점이 되고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가 개인과 기업의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5) 그 브랜드는 강화되고 확장되면서, 다시 고객과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면서 브랜딩이 된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나는 이과정이 이해도 되고, 나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과정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정보-가치-실행-브랜드-브랜딩 이후 다시 정보에서 시작하는 루프 형태의 과정이 맞다고 생각한다.
독서모임을 다니는 것은 대체로 즐겁지만, 때로는 부담스럽다. 나의 취향에 안 맞을 때 그렇고, 책의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을 때 그렇다. 내게 적합한 재미와 감동이 있는 책이 선정되면 좋은데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나의 취향이나 사고의 틀이 좁은 탓이겠지만 극복하기 쉽지 않다.
독서의 즐거움보다는 자기 계발의 방편으로서 택한 독서다. 따라서 독서의 즐거움보다는 나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자기 계발에서 방향보다 중요한 것이 실천이라고 한다.
"인생의 25퍼센트는 자신을 찾아내는데 써라. 남은 75퍼센트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데 써라"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14P> - 정석헌 님 메모 독서방에서 발췌
비교적 짧은 경험이지만, 자기 계발은 몰라서 못하기보다는 안 해서 못하는 것이 더 크다. 운동을 할 때는 자세와 동작과 호흡에만 집중해서 해야 하고, 책을 읽을 때는 필사를 하듯 메모를 하고, 다시 한번 더 정리하면 대체적으로 이해가 된다.
그것을 반복하면 운동능력은 향상되고, 지식과 지혜는 조금씩 늘어나게 된다. 흔들림 없이 가면 되지만, 가끔씩 일어나는 회의감은 막을 수 없다. '내가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힘들게 운동을 하지?' 또한 '결실을 거두어야 할 나이에 가능성도 낮은 무슨 자기 계발이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한평생 몸과 마음을 가꾸겠다는 다짐이 무색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박요철 작가님이 이야기한 개인의 브랜드 구축에 대한 강연을 듣고 다시 맘을 다잡는다. 내가 이름이 있는 한 나의 가치는 평가되게 마련이다. 어떤 가치로 평가될 것인가
내가 좋아하며,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그 가치를 주변으로 전하려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좋은 것들은 나만의 별이 되고 그 별들이 이야기로 모여서 별자리가 되면 그것은 나의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결론은 간단하고 싱겁다. 몇 년간 꾸준히 계속 책 읽고 운동하다 보면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최소한 삶의 자세는 좀 더 적극적이고, 유연하며, 성숙된 모습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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