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작가를 언제 들었을까? 성장판 독서모임 카톡방에서 '일간 이슬아'라는 유료 구독 모델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다. 참신하고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읽을 책도 많아서 (즉, 못 읽은 책들이 하도 많아서) 특별하게 유료 구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지금도 몇가지 언론사나 출판계에서 프리미엄 유료 구독 사업 모델이 있지만, 특별하게 이용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가 또다시 성장판에서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가 25년 7월 발제 도서로 선정되어, 드디어 읽게 되었다.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거 참.... 낚시도 아니고,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몇 가지 감동 포인트도 있었지만, 역시나 그냥 글을 잘 쓰는 실력을 보여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 작가의 강한 정신력과 실천력이 돋보였다고 할까?
그리고 다 읽고 나서, 다시 책의 제목을 바라보니, 꺼꾸로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면, 이메일은 어떻게 쓸까? 다른 인생을 살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을까? 어떤 글을 쓰게 될까? 그런 의미에서 책의 내용 하나하나 다시 살펴봐야만 했다.
내마금지
1. 내용과 분량(프로젝트 설명)
2. 마감일
3. 금액
4. 지급일
비즈니스 메일에서는 상기 내용이 분명하게 기록되어야 한다고 한다. 일의 세부 내용과 목표 기한, 그에 따른 보상(혹은 처벌) 혹은 피드백을 기록하라고 한다. 이 부분은 기본이지만, 실제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도 많다. 특히나 같은 회사나 조직 안에 있을 때는 금액/지급일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빠고노더
1. 빠(르게)
2. 고(맙다고 인사한 후)
3. 노(라고 대답하는 이유 설명)
4. 더(좋은 기회로 만나 뵙기를 희망하기)
거절의 메일도 좋은 사례라고 본다. '내마금지' 혹은 '빠고노더'를 잘 실천하는 사람들은 사업가 혹은 자영업자가 많을 것이다. 조직 내에서는 일에 대한 요청에 대해 사례를 받기도, 주기도 어렵다. 그리고 '노'를 외치는 사람은 어떤 경우라도 척을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직 내의 우리들은 서로의 사정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무릎을 예술적으로 꿇으면 춤이 된다. - 챕터는 웃음이 나오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먼저 속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빠고노더'보다 최소한 2배는 빨라야 한다고 하는데, 결코 쉽지 않지만 인생을 살면서 참으로 좋은 자세다. 나는 잘 그렇게 되지 않는데, 최근에서야 마음의 안정이 생겨서인지, 그럭저럭 무릎을 꿇는 속도가 과거에 비해 조금은 빨라졌다.
무릎을 꿇는 방향과 각도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역시 어중간하면 멋진 춤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코미디가 된다. 코웃음을 치게 만드는 허무개그 혹은 부장님 개그로 만들어 버린다. 방향은 정확하게, 각도는 예상보다 더 많이 약간은 과도할 정도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슬아 작가는 참으로 인생을 몇 배로 압축해서 살아온 것 같다.
이제 그는 안다. 무엇을 다르게 했어야 하는지.
"얼굴 봤으면 됐지, 뭐"하고 일어서려는 강레오에게 최강록은 말한다. "안 됩니다." 그러고는 한 번만 더 해보겠다며 주방으로 가더니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기 시작한다. 실패와 낙담의 무거운 공기 속에서 할 일을 한다. 만 번쯤 반복해서 손에 익은, 그러나 여전히 배울 것 투성이인 바로 그 일을.
이 장면에 꼭 눈물을 훔치게 된다. 그게 바로 내 삶이기도 해서.
이슬아 작가는 얼마나 많이 울었을까? 울다가 일어나서 다시 책상으로 가서 글을 썼을까? 그리고 다시 지우고 다시 쓰고, 어디론가 가서 다시 울기도 했을 것이고, 스스로에게 화를 냈을 것이다. 만 번쯤 반복해서 글을 쓰다 보면 나도 이슬아 작가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 내가 한 번만 더 해보겠다고 말하고, 실패와 낙담 속에서도 할 일을 해낸다면 가능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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